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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 농사꾼의 농사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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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선녀벌레의 창궐 미국 선녀벌레, 선녀벌레라는 이름이 우아하고 앞에 미국이라는 나라 이름이 붙었으니 흥미가 가는 벌레 이름이다. 나도 작년까지는 미국 선녀벌레를 본적도 없고 이름을 알지도 못했다. 그런데 작년에 생전에 본 적이 없는 흰색의 진딧물 같은 것이 주변 식물에 끼기 시작했다. 이녀석들은 자라면서 모양을 바꾸어 처음에는 진딧물 같기도 한데 멸구 같아 보이는 시기도 있고 부채를 편 선녀의 모습같기도 한 적이 있다. 톡톡 튀면서 이동을 하는가 하면 날아서 이동을 하기도 한다. 바람이 불 때 공중에서 내려오는 모습은 날개옷을 입은 선녀가 춤을 추며 내려오는 모습같다. 그래서 미국 선녀벌레라는 이름이 붙여진 것 같다. 이름은 우아하지만 정말 골치가 아프다. 보통의 해충은 가해하는 식물의 종류가 그리 많지 않다. 대개 농작..
“돌이 오줌을 싸야 농사가 잘된다.” “돌이 오줌을 싸야 농사가 잘된다.” 예전에 어른들이 이런 말씀을 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요즈음 밭을 갈고 두둑을 만들고 비닐을 씌우고 파종이 빠른 씨앗을 심고 있다. 작년에 캐지 않은 뚱딴지가 있어 캐는 데 뚱딴지를 거의 캘 수가 없었다. 작년 가을 가뭄 등으로 뚱딴지가 달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몇포기를 캐도 콩알만 한 것이나 밤톨만한 것이 더러 보일 뿐 캘만한 것은 가뭄에 콩 나오듯 드물게 보일 뿐이었다. 수동리 밭 주변에 몇 년전 뚱딴지를 심은 것이 해마다 싹이 나서 크고 가을에 이것을 캤는 데 멧돼지와 경쟁을 하며 캤다. 그런데 작년에는 뚱딴지 밭에 멧돼지가 오지 않아 기특한 멧돼지라고 하였는 데 막상 캐보니 거의 수확된 것이 없었다. 전해까지는 미처 캐지 못한 뚱딴지를 멧돼지들이 와서 경운..
멧돼지는 영리하고 똑똑하다 개체수가 적정 밀도 이상으로 증가한 멧돼지는 아주 골치아픈 유해 조수(鳥獸)가 되었다. 농작물에 큰 피해를 입혀 천덕꾸러기가 되었는 데 본의 아니게 아프리카 돼지 열병의 전파자가 되어 접경지역에서는 엽사(獵師)들의 사냥대상이 되었다. 자유롭게 오가던 산하는 휴전선에 의해 막히더니 멧돼지 방지용 울타리에 막혀서 자유로운 이동이 방해를 받게 되었다. 십여년 전만 하여도 멧돼지가 이정도로 천대를 받는 존재는 아니었다. 산간 지역의 농경지에 피해를 주는 경우는 예전에도 있었지만 그 정도가 광범위하지 않았기 때문에 크게 관심을 끌지는 않았다. 그러나 천적이 없어 번식이 제어되지 않자 개체수가 급증하게 되고 먹고 살자니 경작지를 침범하여 농작물에 피해를 끼치니 사람들과 부대끼게 되었다. 필자도 농사를 짓기 전에는 ..
엑스(X) 할머니 x(엑스)는 수학에서 미지수를 나타내는 기호다. 일상생활에서는 흔히 정해지지 않은 인물이나 사물 수치 등을 나타낼 때 쓰인다. 필자가 이글에서 나타내려는 x(엑스) 할머니 역시 한분으로 국한할 수 없는 미지의 할머니를 말한다. 필자가 농사를 짓는 밭 주변에는 마을이 있다. 마을이 있으면 당연히 주민이 생활하고 있고, 요즈음 대부분의 농촌이 그러하듯 주민들 대부분이 노년층이다. 우리나라도 세계적인 장수국의 반열에 들다보니 연세가 높으신 어른들이 많게 되었다. 사람의 일생에서 노화란 피할 수 없는 삶의 한 과정이다. 또 나이가 들면 육체나 정신이나 그 기능이 노쇠하게 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필연적인 것이다. 단순히 기능만이 쇠퇴하는 것이 아닌 판단력과 분별력도 함께 퇴화가 되는 경우가 많다. 지금 농촌에서..
농사일을 하며 겪은 이야기(에피소드) (4)- 비둘기를 생포하다. 자연 속에서 농사일을 하다보면 힘이 들지만 가끔은 다른 사람은 경험하기 힘든 재미난 일을 겪기도 한다.사마귀가 짝짓기를 하다가 암컷이 수컷을 잡아먹는 모습을 목격한다거나, 한삼덩굴에 걸린 꿩을 맨손으로 잡는다거나  새집을 발견하는 일, 고추 지줏대 사이에 끼어 죽은 물까치를 발견한 일, 이상하게 생긴 열매나 식물의 모습을 보게 되는 일, 콩꼬투리를 가지고 쥐와 뺏기고 뺏는 싸움을 한 일, 땅콩을 캐다가 쥐의 번식용 굴을 발견하여 쥐새끼들을 꺼내놓고 점심을 먹고 왔더니 어미쥐가 새끼들을 모두 구출한 일 등 흥미있는 일들을 많이 경험하게 된다.지난 달(9월 14일) 수동리 밭에서 일을 하다가 수수를 보호하기 위해 친 그물망속에 갇힌 비둘기를 맨손으로 생포한 일이 있었다.꿩이나 비둘기 등 날 수 있는 동물을 ..
쥐하고 먹을 것을 가지고 다투다. 쥐는 인류의 역사 이래로 인간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사는 동물이다. 이웃해서 살다보니 인간과 끊임없는 갈등을 겪고 있다. 가장 큰 갈등은 인간이 먹는 것과 쥐가 먹는 먹거리가 거의 같다는 것이다. 인간이 먹을 수 있는 것 모두를 쥐가 먹을 수가 있다. 쥐는 개체의 크기가 작지만 개..
자연이 주는 풍성한 먹거리들 사람이 생존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호흡하고 물을 마시고 음식을 먹는 일이다. 물과 공기는 지금은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지만 값없이 누구나 이용가능한 공공재(公共財)였다. 비용이 드는 것은 음식물이다. 음식물을 통해서만 에너지원과 몸을 구성하는 재료를 구할 수 있다. 부와 명..
농사일을 하며 겪은 이야기(에피소드) (3)- 목숨을 건 사마귀의 짝짓기 사마귀는 사마귀과에 딸린 곤충이다. 몸길이는 7~8cm이고, 몸은 머리 · 가슴 · 배로 이루어져 있으며, 몸 색깔은 초록색이나 황갈색을 띤다. 머리는 삼각형이고, 앞가슴은 가늘고 길다. 낫 모양으로 생긴 앞다리는 길고 크며 날카로운 가시가 돋아 있어 다른 벌레를 잡아먹는 데 쓰인다. 사마귀는 양쪽의 눈이 툭 튀어나왔고, 여러 개의 작은 낱눈이 모여 이루어진 겹눈을 가지고 있다. 눈 색깔은 밤과 낮이 다른데, 밤이 되면 까맣게 변한다. 겹눈은 밤에도 움직이는 물체를 잘 알아본다. 사마귀는 가을에 돌 밑, 바위 틈, 나뭇가지 등에 알을 낳는다. 이 때 거품을 내서 알을 둘러싸는 알집을 만들어 알을 보호한다. 알은 이듬해 봄에 깨어 7번 정도 허물을 벗은 뒤 8~9월에 어미사마귀가 된다. 애벌레는 주변의 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