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생존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호흡하고 물을 마시고 음식을 먹는 일이다.
물과 공기는 지금은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지만 값없이 누구나 이용가능한 공공재(公共財)였다.
비용이 드는 것은 음식물이다.
음식물을 통해서만 에너지원과 몸을 구성하는 재료를 구할 수 있다.
부와 명예를 포기하고, 性을 포기하고 살아갈 수는 있지만 먹지않고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농사를 짓는 것은 먹을거리를 생산하기 위한 것이다.
특히 먹거리 생산에는 제초제를 비롯한 살충제 살균제 등 농약과 화학비료를 다량 사용하고 있다.
이는 건강에 문제를 야기시킨다.
웰빙을 중요시하는 풍조는 먹거리를 직접 생산하려는 시도로 이어지고 있다.
영농을 하는 사람들을 분류하여 보면 소득을 위해 대규모의 영농을 하는 기업농, 농촌에 살면서 대대로 농사를 지어온 가족농이 있다.
이들은 농사를 전문으로 하는 전업농이라고 할 수 있다.
전업농이 아니지만 영농을 하는 경우를 보면 은퇴후 주말농장이나 텃밭을 가꾸며 제3의 인생을 사는 은퇴자들이 있다.
소규모의 텃밭에 자가 소비를 위한 채소를 재배하는 텃밭농사, 10평 내외의 땅을 빌려서 주말에 채소를 가꾸는 주말농장
아파트 베란다나 옥상에 소규모로 채소를 재배하는 도시농업 등 다양한 형태의 영농이 이루어지고 있다.
전업농이 아닌 경우 안전한 먹거리를 생산하기 위한 것이 농작물을 가꾸는 목적일 것이다.
필자의 경우 현직에 있을 때 아내와 같이 과거 학교의 실습지나 집 근처의 공한지를 빌려 주말농장식으로 적은 규모의 농사일을 하여 왔다.
2011년 퇴직후 주말농장보다는 넓고 전업농이 되기에는 부족한 규모의 농토를 구입하여 아내와 같이 농사를 짓는 은퇴후 농민이 되었다.
필자의 가족들이 자가소비할 수 있는 규모보다는 생산량이 많고 그렇다고 작목반에 가입하여 판매를 목적으로 농사를 짓기에는 규모가 적고 영농기술도 부족하기 때문에 대부분은 자가소비를 하지만 일부 농작물은 판매를 하기도 한다.
판매를 한 금액은 농사를 짓는 데 직접 투입되는 비료와 농약, 종자와 모종, 트랙터 등 영농기계 이용비용, 차량운행에 필요한 기름값 등 영농비용을 충당할 수 있는 정도다.
1년내내 농사일을 하고 남는 것은 자가소비분뿐이다.
경제원리로 보면 아주 비효율적인 행위일 것이다.
그러나 눈에 보이지 않는, 값으로 계산할 수 없는 그 무엇이 있기 때문에 땀을 흘리며 농사를 짓는 것이다.
그 첫번째가 하루가 시작되면 갈 곳이 있다는 점이다.
퇴직 전 직장으로 출근했다면 지금은 밭으로 출근한다.
두번째가 할 일이 있다는 점이다.
퇴직전 학교에서 교사로 일했다면 지금은 밭에서 농부로 일을 한다(농부라고 호칭하기에는 부족하지만)
세번째는 자연 속에서 자연과 함께 생활을 하며 땀을 흘린다는 것이다.
이는 건강유지에 도움이 되고 있다.
어린 시절의 나를 잘아는 초등학교 동창이 어렸을 때 내가 건강하지 못하였는 데 지금 비교적 건강하게 지내는 것을 보고 경탄을 하였는 데 이는 20여년동안 땀을 흘리며 농사일을 한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농작물을 심고 가꾸고 거두고 나누는 데에서 오는 즐거움이다.
이는 금액으로 환산할 수 없는 큰 소득인 것이다.
내 손으로 심고 가꾸고 거두어 먹는 먹거리가 대부분이지만 심지도 않고 가꾸지도 않고 거두기만 하는 경우들도 있다.
특히 농사일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 재배하는 농작물들을 수확하기 전에 자연이 주는 먹거리는 또 다른 즐거움이다.
땅이 녹기 시작하는 봄부터 땅이 얼기 전인 늦가을까지 자연은 다양한 먹거리를 내준다.
이를 내 손으로 거두고 먹는 즐거움은 누리는 자만이 알 수 있는 행복이다.
1. 가꾸지 않고 거두는 자연이 준 먹거리들
1. 가꾸지 않고 거두는 자연이 준 먹거리들
밭에 저절로 난 냉이(강원도 방언으로 나생이). 냉이는 이른봄과 늦가을 두번 수확이 가능하다.
밭 가장자리에 저절로 난 돌나물은 봄의 향취를 물씬 풍기는 먹거리다. 돌나물 김치는 별미다.
쑥, 쑥은 이른봄부터 단오때까지 수확이 가능하다. 어린 쑥은 쑥국을 끓이거나 쑥버무리를 하거나 쌀과 섞어서 쑥떡을 하는 등 다양한 용도로
쓰이는 중요한 먹거리다. 옛날에는 먹을 것이 귀하던 봄철에 귀중한 먹거리였다.
원추리, 봄에 올라오는 새싹을 채취하여 나물로 무쳐먹으면 별미다.
취, 쌈으로 먹거나 나물로 무쳐먹는다. 특히 삼겹살을 먹을 때 쌈으로 같이 먹으면 별미다.
두릅, 두릅나무의 새순으로 삶아서 식용으로 한다. 맛이 좋와서 비싼 값에 팔리고 있다.
달래, 봄과 가을 두번 수확이 가능하다. 양념간장에 무쳐먹거나 된장으로 달래장을 끓여 먹으면 별미다.
어렸을 때 어머니가 해주시던 달래장과 달래무침의 맛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고들빼기, 봄과 가을에 수확하며 무쳐먹거나 김치를 해서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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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자연이 제공한 풍성한 식탁
삶은 두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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