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다른해보다 유난히 밭을 방문하는 반갑지 않은 불청객들이 많다.
전에도 불청객의 방문은 있었지만 올해만큼 심하지는 않았다.
몇년전에는 멧돼지의 방문으로 옥수수와 땅콩 고구마가 결딴이 난적이 있었다.
작년에는 고라니의 지속적인 방문으로 콩밭은 고라니의 사료밭이 되었다.
울타리를 높이고 보강하는 작업을 하였으나 고라니의 침입을 막지 못했다.
올해도 고라니의 방문은 이어졌다.
울타리를 보강하는 것은 포기하였다.
지난 7월 1일부터 55세 이상 시니어를 채용한 인터넷 관련 기업에서 하루 4시간 반씩 근무하게 되어
오후 1시반부터는 출근을 해야 하기 때문에 오전밖에는 일을 할 시간이 없다.
크레졸이 효과적이라고 해서 크레졸 비누액을 이곳저곳에 놓아두었지만 처음에만 약간 효과가 있고
냄새에 익숙해진 고라니는 크레졸 비누액 병의 옆의 콩과 고구마 잎까지도 뜯어먹었다.
콩싹이 나올 무렵에 크레졸 비누액을 놓아두어 고라니를 질리게 하면 모를까 일단 콩잎을 맛을 보면 크레졸도
고라니를 막지 못한다는 것이 입증되었다.
그뿐 아니다.
땅콩밭 고랑에는 땅콩을 까먹은 껍질이 즐비하다.
들쥐의 소행이다.
작년에는 거의 일어나지 않던 현상이다.
쥐약을 놓으려고 쥐약을 사왔는 데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다.
수수를 조금 심었는 데 재작년에는 새의 사료로 헌납을 했다.
작년에는 수수를 심지 않았는 데 수수를 떨던 곳에 수수싹이 나와서 이것을 옮겨 심었는 데
새들이 입을 대지 않아 소량이지만 수수를 수확할 수 있었다.
올해는 수수를 심은 면적을 늘렸다.
어제 며칠만에 밭에 갔더니 새떼가 수수밭에서 해바라기 위로 옮겨가서 휴식을 취한다.
수수밭을 보니 며칠전까지만 해도 멀쩡했는 데 새들이 까먹어서 온통 시뻘건 껍질만 보인다.
아랫부분에만 알곡이 보일 뿐이다.
올해는 고라니, 들쥐, 새떼의 삼중고를 겪고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밭둑에 심은 호박을 따다 갈라보니 과일파리 유충이 들은 호박들이 있다.
몇년전에 과일파리들이 극성을 부려 많은 호박이 벌레가 들었었는 데 올해 그 현상이 다시 나타났다.
서울에서 주말에 내려와서 주말농장을 하는 어느 교회 장로님은 과일파리 유충이 든 호박 때문에 호박심기를 포기했다.
참깨밭에는 곤충이 발생해서 살충제를 살포해서 수습을 했다.
올해는 의외로 동물의 피해가 제법 크다.
아내는 내년에는 콩도 안심고 고구마도 안심고.. 동물의 피해를 볼 수 있는 농작물은 심지 않겠다고 한다.
내가 겪고 보니 멧돼지나 고라니 때문에 일년 농사를 망친 분들의 심정이 충분히 공감이 간다.
고라니가 뚫은 그물망. 고라니는 뛰어넘을 곳이 없게 되자 그물망을 뚫고 침입하였다. - 작년 사진
고라니의 인증샷. 고라니가 뚫어진 그물망 옆에 응가를 하지 않았다면 고라니는 뛰어넘기만 한다고 알고 있었던 필자는 그물망을 뚫은 범인이 고라니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 - 작년 사진
고라니가 사료로 삼은 콩. 생육 과정에 잎을 뜯기면 제대로 생장을 못하게 된다. 후기에 잎을 뜯긴 콩은 광합성을 제대로 못해서 쭉정이로 남을 뿐 콩을 제대로 수확할 수 없다. - 작년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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