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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 농사꾼의 농사 이야기

2014년 농사 이야기(2)

수확은 가을에만 하는 것이 아니고 봄부터 겨울이 오기 직전까지 계속 이어진다.

시설재배를 하지 않는 경우도 봄부터 가을까지는 계속 수확이 있게 되고 이것이 농사일을 하는 기쁨과 보람이 된다.

만약 수확의 기쁨이 없다면 땀흘려 농사일을 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7월은 잡초가 무성하게 자라 힘든 계절이다.

한낮에는 기온이 30도를 넘기 때문에 일을 할 수 없다. 새벽에 일을 해야 한다. 농사꾼이 부지런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여름에 밭고랑의 풀을 뽑는 일은 고된 일이다.

제초제를 치면 노동량이 훨씬 줄겠지만 제초제를 치지 않고 700여평의 밭을 가꾸자면 여름은 풀과의 전쟁이다.

힘든만큼 보람이 있는 것은 거의 매일같이 밭에서 풋고추와 토마토를 수확할 수 있고

상추, 아욱, 호박, 오이 등의 채소류와 저절로 난 왕고들빼기(방가지 또는 씀바귀), 머위, 비름 등의 먹거리를 수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신선채소들은 웰빙식품으로 건강을 지켜준다.

콩과 들깨를 모종하기 위해 모판을 만드는 것도 6월에 해야 할 일이다.

7월 하순 - 8월 상순에는 배추 모종을 심고 무씨를 파종해야 한다.

참깨를 베는 시기도 대략 이때다.

전에는 참깨를 베어 밭에서 말렸는 데 비가 올 것 같으면 비를 맞지 않도록 비닐을 덮어 주어야 하는 데 여간 번거롭지 않았다.

또 예상치 못한 소나기 등이 내리면 말리던 참깨가 젖게 되는 데 이렇게 되면 참깨의 품질이 나빠지게 된다.

재작년에 비닐하우스를 지어 그 안에서 말리기 때문에 참깨를 말리게 되어 이제는 날씨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한 여름인 7월에 감자와 옥수수, 빨간 고추 등을 수확한다. 빨간 고추는 서리오기 전까지 수확하지만 8월을 지나면 수확량이 급감한다.

수확한 농산물 중 감자, 고구마, 옥수수, 땅콩, 말린 고추 등은 우리가 소비하고 남는 것은 형제들에게 보낸다.

인색한 것 같지만 거저 주는 것은 아니고 값을 받는다.

동생들과 처가 형제들은 품질을 믿을 수가 있기 때문에 해마다 우리 농산물을 사간다.

신선채소는 이웃과 나눈다.

 

한 여름에 고추를 따는 것도 힘들지만 말리는 과정이 더 힘들다.

건조기에 말리면 간단하지만 옥상에서 고추를 말린다.

날씨가 뜨겁고 건조하면 말리기가 쉽지만 비라도 온다면 옥상에서 고추를 내려 오거나 비닐로 덮어주는 등 여간 번거로운 것이 아니다. 이렇게 직접 햇볕에 말린 고추는 진짜 태양초여서 주문이 들어오지만 물량 부족으로 형제들외에는 공급하기가 어렵다.

 

그래도 수확의 계절은 가을이다.

서리가 오기 전이 9월 하순 - 10월 상순이 가장 바쁘다.

고구마와 땅콩 등을 캐야 한다. 또 마와 토란 등을 수확해야 하고, 호박이나 가지 등을 켜서 말려야 한다.

들깨를 베고 털어야 한다.

서리가 내리기 전에 미처 익지 못한 풋고추를 수확해야 한다.

이때 수확한 풋고추는 간장에 담그어 저장하거나 밀가루를 입혀서 튀겨서 저장한다.

아내가 이런 일들을 하기 때문에 일년중 가장 바쁜 계절이다.

농작물을 수확하랴, 가공 저장하랴... 1년중 가장 과부하가 걸리는 계절이다.

된서리는 춘천 지방에는 10월 15일 무렵에 내린다. 지역에 따라 편차가 있고 늦게 내리는 경우도 있지만 15일 전에는 수확을 끝내야 한다.

서리가 내리면 호박과 고추 등은 그 수명을 다하게 된다.

무, 배추, 파, 갓 등 김장 채소와 서리태만 남게 된다.

무는 추위에 약하기 때문에 뽑아서 무청을 따로 말리고 무는 땅에 묻어서 김장때까지 임시로 저장한다.

11월 10일을 전후해서 김장을 담근다. 

마늘을 심는 것도 대략 이때쯤이다.

마늘을 심고 김장을 하고 나면 일년 농사는 마무리가 된다.

더 춥기 전에 밭에 가서 고추 지줏대를 뽑아 묶어서 창고에 들여 놓고, 밭이랑을 덮었던 멀칭 비닐을 걷어서 정리하면 일년 농사는 끝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가을 냉이를 캐는 행운을 만나기도 한다.

마늘밭에 비닐을 덮어주고 밭정리를 끝내면 1년의 농사는 끝난다.

이제 밭은 1년의 수고를 끝내고 한겨울 긴 휴식을 취하며 다음해 봄을 기다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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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갛게 익은 고추 - 7월 하순

 

7월 31일 - 옥상에서 고추말리기

 

8월 6일 - 자라고 있는 들깨와 땅콩, 옥수수

 

 

8월 12일 - 참깨 베기, 참깨를 베는 아내.

 

 

8월 20일 - 참깨 말리기

 

 

9월 2일 - 수확한 과채류

 

 

9월 5일 - 작년에 수확한 참깨와 들깨, 땅콩으로 기름을 짰다.

 

9월 7일 - 추석때 울산에 사는 손녀딸들이 와서 고구마 캐기를 했다. 수확이 한달 가까이 남아있어 아직 고구마가 충분히 크지를 못했다.

 

 

9월 9일 - 배추밭, 올해는 묵힌 소똥 거름을 충분히 주고 배추를 심었더니 배추가 잘되었다. 화학비료를 주지 않고 재배한 배추 김치의

맛은 통상적으로 재배한 배추와 비교할 수 없다.  

 

 

9월 30일 - 땅콩 수확

 

 

수확한 땅콩의 세척, 땅콩은 겉으로는 멀쩡하지만 속이 빈 경우가 많다. 땅콩을 씼어서 옥상에서 건조하여 저장한다.

 

 

10월 3일 - 울타리콩, 올해는 울타리콩이 잘되어 수확을 많이 했다. 울타리콩을 섞어 밥을 하면 밥맛이 아주 좋다.

 

10월 18일 - 토란 수확, 토란은 토란대와 뿌리 모두를 식용으로 할 수 있다.

 

 

10월 23일 - 마수확, 올해는 마가 아주 잘되어 예상 이상의 풍작을 거두었다. 품질도 아주 좋왔다. 웰빙식품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10월 29일 - 고들빼기, 고들빼기는 해마다 발아율이 낮아 성공을 하지 못했는 데 올해는 발아가 잘되어 처음으로 고들빼기 농사에 성공하였다. 같은 면적에서 예년의 몇배의 수확을 거두었다.

 

 

11.16 - 김장을 하기 위해 세척과정에 있는 무.

 

 

11월 16일 - 배추 절이기

 

 

12월 1일 - 마늘밭에 비닐을 덮어 주었다. 11월 12일에 마늘을 심고 은행잎으로 덮어주었는 데 이날 비닐을 덮어주었다.

 

 

12월 1일 - 눈 덮힌 밭. 이제 내년 봄을 기다리며 밭은 겨울동안 안식에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