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초보 농사꾼의 농사 이야기

2014년 농사이야기(1)

아내가 농사를 시작한지 20년이 지났고, 내가 아내와 같이 농사일을 한지도 10년이 넘었기 때문에

이제는 어느정도 농사에 숙련이 되었다고 생각했지만 한해 농사를 지으며 이런 나의 생각이 완전히 틀렸다는 것을 깨달았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만년 초보농사꾼이라는 것을 절실하게 깨달은 한해였다.

 

2월 말이 되면 농사일이 시작된다.

작년에 농사를 짓고 미처 걷지못한 멀칭을 했던 비닐을 걷어서 유기질 퇴비 푸대에 넣어 수거장소로 옮겨 놓아야 한다.

다음으로는 밭에 거름을 펴는 작업이다.

제 2농장(학곡리 밭)은 작년 봄에 구입하여 1년동안 숙성시킨 소똥 거름이 있었는 데

봄에 소똥을 부릴 때 밭이 녹아 질척거려서 트럭이 들어갈 수가 없어 출입문 부근에 내려놓을 수밖에 없었다.

문제는 출입문이 밭의 가장 낮은 곳에 위치하고 있어 거름을 외바퀴 수레에 싣고 경사면이 있는 밭 윗쪽으로 운반해야 했다.

이 작업은 굉장히 고된 작업이었다. 300평 정도의 밭에 거름을 운반하는 데 1주일 가까운 시간이 걸렸다.

제 1농장(수동리 밭- 면적 400평 정도) 역시 조합에서 구입한 유기질 퇴비를 곳곳에 펴는 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었다.

거름을 모두 편 다음에는 장비를 불러다가 밭을 갈았다.

이 과정이 우리 농사에서 유일하게 기계화된 부분이다. 나머지는 모두 수작업으로 한다.

거름을 펴고 밭을 다 갈고 나니 3월 하순이 되었다.

밭의 일부에 멀칭을 하고 감자를 심었다.

 

4월이 되자 밭은 완연한 봄의 모습이 되었다.

밭 가장자리에는 돌나물이 돋아나고 울타리 밑에는 쑥이 파랗게 올라온다.

달래밭에는 달래 싹이 올라오고 울타리 한면을 따라 심은 두룹나무에서는 두룹순이 자랐다.

풍성한 봄의 수확을 거두는 때다.

봄에 파종을 하거나 모종을 할 밭이랑에 멀칭을 해주었다.

멀칭을 하지 않으면 잡초의 등쌀 때문에 몇배나 번거롭게 되기 때문이다.

4월말에 옥수수, 강낭콩, 땅콩 등을 파종하고 5월 초에 고추모종과 고구마싹을 심으면 봄농사가 대략 마무리된다.

 

가장 손이 많이 가는 것이 고추농사다.

고추가 자라면 쓰러지지 않게 지줏대를 세워주고 줄을 쳐주어야 한다.

고추가 자람에 따라 3단까지 줄을 쳐주어야 한다.

고추는 병충해 피해가 심하기 때문에 농약을 살포해야 한다.

우리 밭에는 농약을 거의 살포하지 않는다. 제초제를 치지 않아 여름철에는 풀밭으로 변하고 풀을 뽑느라 많은 시간을

투입해야 한다.

그러나, 고추에는 4회정도 농약을 살포해야 한다. 배추와 무는 어렸을 때 1-2회 농약을 살포한다.

다른 농작물들은 거의 농약을 주지 않는다.

유기농은 아니고 저농약 농사를 짓는다고 할 수 있다.

밭에는 여기저기 두더지 굴이 있고, 지렁이가 살고 있고, 가을에는 방아개비, 메뚜기, 사마귀 등 수많은 곤충들이 눈에 띈다.

 

수확의 기쁨은 크다. 만약 수확의 기쁨이 없다면 농사 일을 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수확은 가을에 하는 것으로 생각할지 모르지만 우리밭에서는 봄부터 늦가을까지 거둠이가 계속된다.

겨울을 빼고는 세 계절동안 수확의 기쁨을 누리는 것이다.

봄이 되면 밭에는 냉이가 밭 둑에는 쑥과 돌나물이 돋아난다. 두룹나무에서는 두룹 순이 돋아난다.

초여름에는 뽕나무에 오디가 달리고 여름내 풋고추가 식탁을 풍성하게 하며

한여름에는 박과 참외의 별미를 맛볼 수 있다. 또 감자와 강낭콩, 옥수수 등이 식탁을 풍성하게 한다.

농사를 지으면 1년내내 풍성한 수확을 누릴 수 있는 것이다.

=============================================================================================================

 

2014년 3월 18일 거름펴기 - 1년동안 숙성시킨 소똥을 밭에다 폈다.

 

 

3월 26일 - 밭에 로타리를 치고 흙을 고른다. 농사일 중 유일하게 동력 장비를 사용하는 과정이다.

 

 

4월 2일 - 밭 가장자리에 돋아난 돌나물, 돌나물 뿌리를 심었더니 해마다 돌나물이 돋아난다.

 

4월 2일 - 봄냉이, 비닐로 멀칭을 하지 않았던 밭에 돋아난 냉이를 캤다. 냉이국은 별미

 

4월 26일 - 밭의 변두리에 심었던 달래를 수확하였다. 달래를 넣은 된장찌개는 어머니가 해주셨던 어려서 필자가 좋와하던 별미

 

 

4월 26일 비닐로 멀칭을 하였다. 잡초를 방지하기 위한 과정

 

 

4월 30일 고구마 싹을 심었다.

 

5월 2일 - 울타리 주변에 돋아난 쑥, 쑥을 뜯어다가 쑥국을 끓여 먹거나 쑥떡을 해먹는다.

 

5월 9일 - 며칠 전 모종한 고추가 활착하였다.

 

 

 

5월 17일 옥수수 밭 - 포트로 심은 옥수수가 활착하여 잘 자라고 있다.

 

 

6월 2일 - 탐스럽게 달린 오디, 오디를 잘 씼어서 냉동시켰다가 요즈음 우유와 섞어서 믹서에 갈아서 먹고 있다.

 

 

 

6월 24일 - 옥수수 밭, 수술인 개꼬리가 나오고 옥수수가 달리고 있다.

 

 

6월 27일 감자밭 - 감자의 작황을 알아보기 위해 조금 캐어 보았다.

 

7월 2일 - 수확한 마늘, 우리집에서 많은 양을 수확하지는 않지만 우리집에서 자급할만큼은 수확함.

 

 

7월 2일 - 수확한 풋고추, 아삭이 고추와 당조 고추 등을 심어 서리가 내리기 직전까지 풋고추로 수확하여 먹는다. 무농약 재배

 

 

7월 8일 고구마 밭 모습

 

 

7월 17일 수확을 앞둔 참외

 

 

7월 28일 - 수확하여 먹기 직전의 수박

 

 

8월 2일 - 수확한 옥수수, 아침에 옥수수를 수확하여 즉시 택배로 보낼 곳에 발송한다. 수확후 24시간 이내에 쪄먹어야 맛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