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앙, 묵상의 글

기본에 충실하자.

우리 나라 속담에 "급하다고 바늘 허리에 실을 묶어 쓰랴?"라는 말이 있습니다.

꿰메는 일이 아무리 급해도 실을 바늘 귀에 꿰어야 바느질을 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식량이 부족하여 기근이 들었어도 농작물은 봄에 씨를 뿌리고, 김을 매고 거름을 주고 가꾸어 가을이 되어야 수확을 할 수 있습니다.

이와같이 모든 일에는 순서가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1960년대 이후 경제 개발을 하면서 '빨리빨리'라는 정신으로 일을 서둘렀습니다.

그래서 히틀러가 닦았다는 독일의 고속도로 아우토반보다도 훨씬 빠른 시간에 경부 고속도로를 건설하였습니다. 원래 도로를 닦는 데는 길을 닦고 노면이 다져지는 데는 많은 시간이 경과되어야 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중장비로 산을 깎고, 골짜기를 메우고 터널을 뚫고 다리를 놓고, 미쳐 노면이 다져지기도 전에 아스팔트를 하고.... 덕분에 최단 기간에 고속도로를 건설하였다는 기록을 세웠지만 그후 20년 이상을 땜질공사, 보수공사에 매달렸어야 했습니다.

 

1980년 전두환정권이 영호남간의 지역화합을 이룬다는 상징으로 급하게 만든 올림픽 고속도로는 지금 가장 많은 사고가 발생하고 하자가 많은 도로가 되었습니다.

중국의 지난 2월 1일 중국의 태산에 올라간 적이 있습니다.

케블카를 타고 올라가서 내린 다음 한시간 가량을 더 걸어가야 정상에 오르게 되는 데 많은 계단을 올라가야 합니다. 아무리 빨리 올라가려고 하여도 길을 따라 계단을 모두 밟고 올라가야 합니다.

혹 한두개를 건너 뛸 수는 있지만 밑에서 위에까지 날아오를 수는 없는 것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것도 산을 오르는 것과 같습니다.

보이는 봉우리 하나를 넘고 나면 또 다른 봉우리가 나타납니다.

어떤 봉우리는 쉽게 넘지만 어떤 봉우리는 넘을 수가 없어 돌아가는 경우도 있고, 중간에 내려와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산을 오르는 데는 한발자국씩 발걸음을 움직여 오르는 것밖에는 방법이 없습니다.

 

요즈음 젊은이들은 너무 빨리 목표를 이루려고 합니다.

서두르다 보니 넘어지기도 하고, 구르기도 하고, 길이 아닌 곳으로 가다가 헤메기도 합니다.

어떤 경우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가버리고 말기도 합니다.

근 50년간 월드컵 문을 두르렸지만 본선에서 한판도 승리하지 못하였던 우리나라 팀이 서울 월드컵에서는 4강안에 드는 쾌거를 이루었습니다.

이천수, 설기현, 김남일, 이영표, 안정환, 이운재 등 수많은 기라성같은 선수들의 맹활약과 히딩크감독의 절묘한 게임운영이 이루어낸 것임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약체팀을 강팀으로 육성한 히딩크 감독의 훈련 비결은 기본에 충실한 것입니다.

선수들의 기초체력을 기른 후에 기술훈련을 시켰다고 합니다.

 

1970년대 전국 소년체전에서 강원도보다도 도세가 약하던 충청북도팀이 전국 1위를 무려 10년 가까이 차지한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 충북팀의 선수들 중에서 큰 재목으로 큰 선수가 있다는 소식을 못들었습니다.

나이 어린 선수들을 무리하게 강훈련을 시켜 일시적인 승리를 거두었지만 결국 잔기술만 배우고 기본을 익히지 못한 선수들은 대성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한양대학교에서 한양대 입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의하면 학원 의존도가 높았던 강남지역 학생들의 입학후 학업성취도가 다른 지역의 학생들보다 낮았다고 합니다.

공부를 하는 데도 기본이 중요합니다. 가장 기본은 읽고 쓰고 푸는 것입니다.

그리고, 한가지 덧붙이자면 외우는 것입니다.

나는 한문 부전공 연수를 받으면서 외우는 것의 중요성을 깨달았습니다.

의미도 모르고 단순히 반복하여 외우는 것은 효율성이 떨어지지만 각 교과에서 중요한 개념은 암기를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특히 어학에서는 암기가 아주 중요합니다.

계산하고 푸는 과정을 거치지 않고 수학실력이 오를 수 없습니다.

많이 읽지 않고 언어 영역의 성적이 오르지 않습니다. 기본 독서량이 부족한 경우 일정 수준 이상의 성적 향상은 기대할 수 없습니다.

유클리드라는 그리스의 수학자는 기하학을 쉽게 배울 수없느냐는 톨레미왕의 질문에 기하학에는 왕도가 없다고 하였습니다. 공부에는 왕도가 없습니다.

이 말은 공부에 비결이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읽고, 쓰고, 풀고, 외우고 하는 기본에 충실한 것 이상의 방법은 없습니다.

여기에 덧붙인다면 집중력입니다. 그리고, 인내력입니다. 사실 공부를 잘하는 친구들을 보면 남보다 집중력과 인내력이 강하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신앙생활에서도 기본이 충실해야 합니다. 예배에 참석하고, 기도하고, 성경을 읽는 것입니다.

이것을 소홀히 하고 그리스도의 정신 - 평등정신을 구현하고 소외된 사람들은 해방시키기 위해 투쟁한 분들은 민주화와 인권신장에는 기여를 하였지만 자신의 영성개발에는 실패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내가 전에도 말한 것처럼 나폴레옹은, 하니발은 신념 하나로 알프스를 넘었습니다.

고구려 출신 고선지 장군은 파미르고원을 넘었지만 우리에게는 이보다 더한 신앙이 있습니다.

혁명에 성공한 혁명가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자신이 목표를 이룰 수 있다는 확신감이 있었고, 실패를 하더라도 좌절하지 않는 끊임없는 도전 정신이 있었습니다.

김대중전대통령은 '71년과 '87년, '92년의 세번의 좌절 끝에 대통령에 당선되었습니다.

그동안에 망명생활과 연금생활과 사형선고를 받고 옥중 생활을 하다가 해외로 추방되기도 하였고, 대선에 출마하여 낙선하기도 하였지만 목표를 이루겠다는 강한 신념이 있었기에 대통령의 꿈을 이룰 수 있었습니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넬슨 만델라대통령은 다수인 흑인이 다스리는 나라를 꿈꾸다가 28년간 섬에 유배가 되어 긴 유배생활을 하였지만 그의 신념을 버리지 않았기 때문에 흑인 다수정부를 건설할 수 있었고, 남아공에서 인종차별을 철폐하였습니다.

 

지금 비록 몸이 피곤하고 지쳤고, 힘이 들고, 원하는만큼 성적이 나오지 않아도 실망하지 맙시다.

주님에게 의지하여 근심과 무거운 짐은 모두 맡겨 버리기 바랍니다.

여러분의 목적이 선하다면 주님께서 힘을 주실 것입니다.

가끔 조용히 눈을 감고 두손을 모으고 묵상을 하며 기도하기 바랍니다.

그리고, 주님이 주시는 새 힘을 얻기 바랍니다.

기본을 충실히 하는 공부 방법과 집중력과 인내력에 주님이 주시는 힘이 더하여진다면 여러분이 이루려는 목표는 이루어질 것입니다.

 

2004.04.26. 석사교회 고등부 카페에 올린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