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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생각하며

물난리

 

지난 7월 15일부터(2006년) 며칠간 쏟아진 폭우로 강원도가 가장 큰 피해를 입었다.

다행히 춘천과 서울은 큰 피해를 면했지만 인제와 평창은 피해가 컸다.

많은 인명이 희생되었고, 집이 파괴되고, 농경지가 유실되고 매몰되고 도로가 끊기는 등 피해가 컸다.

 

물난리의 와중에서 가족과 재산을 잃은 분들의 아픔은 당사자가 아니면 그들만큼 절실하게 이해할 사람이 없을 것이다.

 

홍수를 비롯한 천재지변은 예전부터 있어 왔다.

고향이 대부분 강원도 영서지방인 우리 동기들은 비교적 천재지변을 적게 겪고 살아왔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지구의 온난화와 난개발로 인한 인위적 요소가 겹쳐서 자연 재해의 주기가 짧아지면서 피해의 정도도 커지고 있다.

과거에는 몇십년이 걸려서 일어나는 재해가 지금은 거의 연례행사로 일어나고 있다.

우리들 그 누구도 자연재해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다시 말하면 홍수 등 자연 재해는 더 이상 다.강건너 불구경이 아니라는 말이다.

 

어제 아내와 같이 소양댐에서 수문을 개방하여 물을 방류하는 광경을 보러 갔었다.

방류량을 줄였지만 100m가 넘는 낙차로 떨어지는 물보라는 장관이었다.

댐의 아래쪽 산비탈에는 여수로 공사가 한창이었다.

댐을 설계할 당시 몇백년에 한번 있을까 하는 홍수를 대비하였다고 하였는 데 태풍 루사때 보았듯이

하루에 900mm가까운 폭우가 쏟아지면 초당 5500톤의 물만 방류할 수 없는 소양댐은 흘러 넘치게 되고 사력댐의 특성상 월류가 일어나면 댐이 붕괴할 수 있어 춘천과 서울을 비롯한 하류지역에 상상할 수 없는 피해를 입힐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런 홍수시 수문이외에도 물을 방류할 수 있는 여수로를 건설하고 있다.

 

여수로의 설치로 댐이 붕괴되는 참사는 예방할 수 있겠지만 발전방류와 수문개방으로 인한 방류, 여수로를 통한 방류까지 겹치게 될 때 춘천의 저지대는 침수를 면할 수 없게 될 것이다.

 

춘천은 소얃댐으로 인한 긴장을 느끼며 살지만 덕분에 소양댐 건설후 서울은 한강이 넘치는 피해를 입지 않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서울의 홍수 피해는 한강 본류가 아닌 지천의 범람으로 인한 피해거나 시내에서 흘러 나온 물을 미쳐 배수하지 못하여서 생기는 피해였다.

한강이 범람하여 제방을 붕괴시키거나 월류하여 생기는 피해는 소양댐 덕분에 거의 완전하게 방지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댐으로 인하여 피해를 보는 상류지역인 강원도 지역은 담수로 인한 피해는 물론, 개발이 억제되는 등 희생을 당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보상은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중앙정부에 대한 불만이 누적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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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교회서 실시하는 수해지역 복구를 위한 봉사활동에 참가를 하였다.

60여명의 교회 신도들과 같이 인제 원대리를 다녀 왔다.

도시에서 생활하는 특성상 평상시 노동을 거의 하지 않은 구성원들과, 평일에 실시하는 관계로 직장에 출근하여야 하는 관계로 주로 은퇴를 한 장년층과 노년층, 그리고 부녀자들과 일부 청년들이 참여한 관계로 마음만 있었을 뿐 일의 능률이 떨어져 큰 도움을 주지 못하였지만

주민들은 자신들의 고통에 관심을 가지고 동참하여 준 것에 대하여 매우 고마와 하였다.

 

인제에서 내린천을 따라 원대리로 들어가면서 본 홍수 현장은 다른 홍수현장에 비해 피해가 비교적 적었다고 하지만 대단하였다.

산사태로 토사와 나무가 밀려 내려왔고, 개울이 메워지고 농경지가 유실되었다.

원대리 지역에를 가보니 산사태의 위력을 실감할 수 있었다.

계곡을 깎으며 토사가 밀려 내려 온 모습은 물의 힘의 무서움을 여실히 보여 주고 있었다.

어떤 집은 집앞에까지 산사태가 밀려 와서 아찔한 모습을 보여 주었고, 논을 토사가 덮어서 힘들여 가꾼 벼들을 매몰시켰다.

또한 제방이 붕괴되면서 농경지가 절벽위에 남아있는 형국이 되는 등 피해상황을 이루 표현할 수가 없다.

다행히 원대리 지역은 인명피해는 없었다고 한다.

도로도 비교적 덜 유실되어서 차량도 드나들 수 있는 등 응급복구는 거의 이루어지고 있었지만 산사태 지역과 제방, 농경지의 복구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였다.

 

오늘 다녀온 원대리는 선친께서 마지막으로 근무하셨던 학교가 있는 곳이라 개인적인 소회가 컸다.

36년전 부친께서 원대국민학교에 근무하셨는 데 갑자기 별세하셔서 장례를 치르러 원대리로 갔던 기억이 새로왔다.

안내를 나온 반장이라는 분은 선친의 제자였고, 그곳 주민들 중에서도 선친을 기억하는 분들이 있었다.

인제군청에서 배정하여 주는 곳으로 갔는 데 기가막힌 우연의 일치였다.

다리가 놓이지 않아서 선친의 상여를 메고 내린천을 건너던 주민들이 생각났다.

상여 앞에서 눈물을 많이 흘리던 가게집 아저씨가 계셨는 데 그분은 이미 작고하셨다고 하였다.

그때 이후 한번도 그곳을 방문한 적이 없었는 데 우연의 일치로 다시 방문하게 되어 만감이 교차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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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의 자연재해는 인재로 인한 원인이 컸다고 한다.

숲가꾸기로 베어낸 간벌목으로 인한 피해와 난개발로 인한 피해(한계리와 평창 진부 일대의 피해는 난개발이 큰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가 폭우 못지 않은 피해로 거론되고 있다.

결국 사람의 욕심이 화를 불러 온 격이 되었다.

 

수해를 입은 분들이 재산의 손실과 가족과 이별한 아픔을 극복하고 속히 재기하기를 바란다

 

2006. 7. 25 동기회 카페에 올린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