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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하루의 삶의 기록들

일기 1970년 9월 26일 - 10월 7일(발췌)

 

1970년은 필자에게 불행한 일들이 연이어 닥치고 힘들었던 해였다.

원하지 않는 대학 학과에 입학했다는 절망했던 심정에서 벗어나 주어진 여건 속에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하고 새로운 목표를 세우고 앞으로 힘있게 나가려는 차에 연이은 불행이 닥친 것이다.

열살 여동생의 갑작스러운 죽음과 한달 간격으로 닥친 부친의 별세와 연이은 경제적 어려움은 우리 가정이

감당하기 어려운 시련이었다.

 

주위에서 많은 위로를 해주었고, 특히 한국대학생 선교회(CCC)에서 만난 홍정길 간사(당시 직분, 후일 남서울 은혜교회 목사)와 CCC형제들이 나를 위해 기도해 주고 힘을 주었다.

어머니는 아버지가 별세하신 후 5남매를 맡아서 온갖 힘든 일을 하시면서 우리 형제들의 교육을 중단시키지 않고 끝까지 뒷받침을 하셨다.

나는 어머니의 이러한 헌신에 힘입어 신앙생활에 열중하며 난관을 헤쳐나가기 위해 노력하였다.

아래는 이러한 시기에 씌여진 일기 중 신앙관련 부분을 발췌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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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6일

오늘 주디 목사님(감리교회 선교사, 부인인 주디장로님은 일제 강점기 원산에서 선교사의 딸로 태어나 우리말을 유창하게 구사하였으며 미국에서 공부한 후 주디 목사님과 결혼하여 우리나라에서 선교사로 사역. 찬송가 편찬에도 참여) 댁에서 있는 음악감상회에 갔다.

김준곤 목사님의 녹화 메시지를 듣다.

 

마태복음 6장.

자신의 의를 나타내려 하지 말라. 은밀한 중에 기도.

하나님만 아는 기도, 하나님만 아는 행동을 한다.

예수는 민중의 모든 것을 구속한다.

숨어있는 삶. 이름없이 죽어간 기억에도 없는 알지도 못하는 보이지도 않는 기도를 통해서 아직도 멸망을 당하지 않는다.

희생자가 이 세대에 요구된다.

dry – 공리적 타산적 생각

wet - 이해관계를 떠난 희생적 생각

 

자기 생명을 다해 희생, 이것은 영원한 생명을 갖는 것.

영원히 사는 것이다.

영원한 투자를 위해 현재에 녹이 쓰는 것을 포기하라.

세상의 모든 것이 지나도 주안에 사는 것은 영원히 사는 것이다.

행복의 비결 – 남을 사랑하는 것.

자유함을 얻는 것 – 근심 걱정 두려움으로부터 떳떳하고 자요. 사랑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다.

행복과 자유. 그리스도를 만났을 때 충족감이 있다.

임완근 씨와 11시 20분까지 얘기.

 

9월 30일

아침에 일찍 일어났다. 독서를 하다.

목과 눈이 모두 아팠다.

(김안과에 갔으나 치료비가 모자라 치료를 받지 못하고 절망하고 나오는 데 간호사가 불러서 안약을 주었다)

김안과에서 나에게 안약을 거져 준 간호원에게 감사한다.

정말 감사한다.

언제 저녁이라도 대접하고 싶다.‘

내가 감사하는 분은 유영철씨다(양구에서 중학교 다닐 때 이웃 어른으로 우리에게 많은 도움을 준 분)

옛날 내가 고등학교 진학의 기로에 섰을 때 선뜻 입학금을 빌려주셨기 때문에 오늘의 내가 존재하는 것이다.

 

10월 5일

오늘 김형석 교수의 강연을 듣다.(이때로부터 지금까지 반세기가 더 되는 53년이 지났음)

이때 김교수님의 강연을 듣고 아래와 같이 소감을 적었다.

 

우리가 과거에 연연하는 것보다 미래를 지향하고 나가는,

미래를 바라보고 나가는 사람이 되어야 하겠다.

미래 지향적 인간, 그리고 적극적 사고방식, 운명론적이 아닌 현실에 적극적 참여하는 내가 되자.

노력하는 인간.

 

그리고 모든 것을 주를 위해, 주를 위해 먹고 마시고 호흡하고 공부하고 연구하겠다.

내가 사는 그날까지.

그리스도를 위해 내 지식을 축적하겠다.

중앙교회에 갔었다.

 

10월 6일(화)

아침나절 공부를 하다가 오후에 교대에 갔다.

김준곤 목사님을 모시고 갔다.

80명 가량의 학생들이 모였었다.

그리스도에 대한 사랑을 재확신하다.

내 주요 구주여. 저는 삶 전체를 그리스도를 위하여 바치겠나이다.

 

10월 7일

오늘 생화학 휴강이다.

운동장에 있다가 김준곤 목사님을 만났다. 목사님과 윤수길 간사님과 정간사 나 이렇게 산중에서 30분 가량 기도했다.

나는 춘천이 복음화가 될 것을 강원대학이 복음화될 것을, 김목사님께 큰 성령의 역사가 임하시기를 기도했다.

우리 학교에서 목사님이 강의하셨다.

신과의 만남이 영원한 생명을 주는 것이다. 불안을 해결하는 것이다.

삼일 예배는 중앙감리교회에서 드렸다.

음악회가 끝나고 예배 중 목사님의 메시지가 있었다.

목사님은 하나님을 만남이 예수그리스도를 만남이 새로운 생명의 시작이며 삶의 전환이며 한 순간을 영원한 생명의 부분으로 산다고 하셨다.

입석서 결단의 밥에 하신 설교를 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