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오래 전 읽은 어느 글에 일본에서는 돈 명예 권력 세가지 중 어느 한 가지만 가지려 해야지 모두를 가지려 하면 파멸에 이른다는 교훈이 있다고 했다.
어느 한 분야에서 많은 노력을 하여 권위를 가지는 경우는 흔히 있다.
학문을 하여 대가에 이른 분들은 명예를 추구한 분들이라고 할 수 있다.
정주영 이병철 회장 등 사업에 성공해서 재벌에 이른 분들은 돈을 가지는 데 성공한 분들이라고 할 수 있다.
대통령이나 장관 국회의원 지방 자치단체 장 등이 된 분들은 권력을 갖는 데 성공한 분들이다.
그런데 이 세가지 중 두 가지 이상을 가졌고 이를 성공적으로 유지하고 있는 분들을 찾아본다면 찾기가 어렵다.
현대그룹의 정주영 회장은 부를 이룩하는 데 성공을 했지만 정치권에 정치 자금을 뜯기면서 차라리 정치에 직접 개입을 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대권에 도전했고 정당을 창당했으나 정치인으로서의 삶은 성공적이라고 볼 수 없었다.
고려대 총장을 역임한 유진오 박사는 학자였으나 한때 신민당 당수를 지내며 정치권으로 들어온 적이 있었다.
그러나 정치인으로서 유진오 총장의 행적 역시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기는 힘들다.
유진오 총장 외에도 김상협, 현승종, 이영덕, 김황식, 한승수 총리 등이 총장이나 교수를 역임하였으나 대부분 정치인으로서 성공적인 활동을 했다고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이분들이 권력 서열 2위인 총리를 역임했지만 후에도 권력자로 남은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할 수 있다.
대부분 권력층의 구색 맞추기나 전문성의 활용 등에 이용되었다고 평가받고 있다.
권력자가 돈까지 가지려 했을 때 거의 대부분이 좋지 않은 결과를 초래했다.
수많은 부정부패 사건이 권력을 이용해서 돈을 가진 경우였다.
정치를 하려는 데 돈이 필요하다. 이는 누구나 공감하고 이해하는 사항이다.
문제는 정당 운영이나 계파 관리 등 정치 목적 외에 개인적으로 축재를 하는 경우다.
정권이 교체되면 예외없이 전 정권의 권력자들을 부패 혐의로 엮어 숙청하는 경우가 반복되오 있는 것을 보면 권력을 이용해서 축재를 하는 현상은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쌓아 온 명예를 이용해서 권력으로 진출하거나 권력을 이용해서 축재를 하거나 하는 일은 흔하지만 드물게는 권력을 이용해서 명예를 추구하는 경우도 있다.
권력과 명예를 동시에 가지려는 경우 대부분 명예를 얻는 과정이 정당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
물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기는 하다.
필자가 고등학교에 근무하던 '80년대 초 고려대 화학과 교수로 교과서를 집필하기도 한 김시중 교수의 강연을 들은 적이 있다.
이분의 이야기 중 태국의 화학 수준이 높은 데 특히 천연물 화학의 수준이 높다고 했다.
까닭은 태국의 공주가 화학과 교수인데 영국 옥스포드에서 천연물 화학을 전공해서 박사학위를 받은 분이라고 했다.
이 경우 대학 교수인 공주는 왕의 딸이기 때문에 학자 명예를 가진 것이 아니고 전공 분야에 대한 그의 탁월한 실력때문에 명예를 얻은 것이다.
공주가 가진 학문적 명예를 문제 삼는 경우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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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대통령 시해때 경호실장이었던 차지철은 박사였다.
그는 용산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사병으로 입대하였다가 장교 교육을 받고 장교로 임관되어 근무하다가 5.16직후 박정희 장군의 경호를 담당하다가 1963년 공화당 비례대표로 국회에 진출하여 정계에 입문하게 된다.
차지철은 한양대학교에서 석사와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차지철의 박사학위 논문의 제목은 " ‘한국의 안전보장에 관한 연구"로 논문 내용은 그가 국회 국방위원과 외무위원으로 있을 때 주로 피력했던 대미안보조약관계, 동남아시아에서의 집단안전보장문제 등을 이론화한 것이었다고 한다.
그의 논문은 여러 나라 문헌을 인용한 수준 높은 것이었다고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그의 논문을 토대로 "우리가 세워야 할 좌표"라는 책을 발간하여 각 대학에 대량 배포하기도 하였다.
당시 대학원에 다니던 필자도 그가 저술한 책을 받은 적이 있다.
당시 국제 정세를 논하고 안보를 위해 우리가 취해야 할 자세를 논한 책이었다.
문제는 그의 수준 높은 논문이 그가 직접 쓴 것이라고 평가를 받지 못하였다는 것이다.
정치인으로 활동하던 그가 여러나라 문헌을 참고로 한 박사학위 논문을 집필했다고 평가를 받지 못하는 것이다.
누군가가 상당부분 논문 작성에 관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권력을 이용해서 명예를 얻으려 했으나 그가 명예를 얻었다고 볼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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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 동구의 사회주의 국가가 붕괴되는 과정에서 공산주의가 붕괴하고 차우체스크 대통령 부부가 권좌에서 쫒겨나 사형을 당하였다.
차우체스크 대통령의 부인인 엘레나가 권력을 이용해 명예를 얻으려 했던 대표적인 인물로 회자되고 있다.
출처에 따라 조금은 다르지만 엘레나는 정규 교육을 받지 못하였다.
일설에는 초급대 수준에서 화학을 공부했다고 하고 다른 자료에서는 화학분야의 연구 기관에서 기능직으로 일을 하였고 비정규 과정의 화학 강좌를 수강했다고 하였다고 한다.
그의 남편인 차우체스크가 권력을 잡고 승승장구하다가 대통령이 된다.
그는 권력을 이용해서 화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다.
학위 취득에 필요한 코스워크 과정을 제대로 이수하지도 않고 대리 작성한 논문으로 학위를 취득한다.
코스워크 과정에서 부정행위를 적발했다거나 학위 논문 작성을 거부한 학자들은 불이익을 당하거나 보복을 두려워 해야 했다고 한다.
학위 취득을 하는 데 멈추지 않고 엘레나는 화학분야 학회의 회원이 되고 연구기관의 수장을 맡기도 하였다고 한다.
그런 그녀가 이산화탄소( CO2)를 코투라고 읽어 코투부인이라는 별칭을 얻게 되었다고 한다.
엘레나는 차우체스크의 권력 몰락과 함께 시민들에 의해 남편과 같이 처형되어 권력의 무대에서 사라지게 된다.
엘레나는 단순히 남편과 권력을 나누었던 여인에 머무르지 않고 권력을 이용해서 학문적 명예를 얻으려 했던 인물로 기억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다.
최고 권력자의 배우자가 된 김여사의 박사학위 문제가 수면위에 떠올라 논란을 일으켰다.
이 논란은 현재 진행형이기도 한다.
김여사에게 학위를 수여한 K대에서는 논문이 유효하다가 판정을 내렸으나 학교 측의 판정은 널리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다.
논문의 표절 비율도 문제가 되고 있지만 수준 또한 조소의 대상이 되고 있다.
'온라인 운세 콘텐츠의 이용자들의 이용 만족과 불만족에 따른 회원 유지와 탈퇴에 대한 연구' 라는 학술논문 제목에서 '회원유지' 가 영문 초록에서 'member Yuji'로 번역되어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요약하면 최고 권력자의 배우자인 김여사의 학위 논문도 학위논문으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김여사가 학위를 취득하던 시기에 그녀의 배우자가 검찰이라는 권력기관에 근무했고 논문이 논란이 되어 적격성 평가를 받는 시기에 최고 권력자가 되어 정당한 평가를 받았다고 볼 수 없는 것이다.
요약하면 김여사의 논문이 수준이 미달된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 논문의 적격성 평가에서도 권력의 힘 때문에 객관적이고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인식되고 있는 것이다.
엘레나의 코투 부인이나 김여사의 Yuji 여사 모두 권력을 이용해서 명예를 추구한 사례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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