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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주장, 시평, 논문

대입 내신제의 재고를 다시 한번 촉구한다.

2008년 대학입시는 수능의 자격화와 내신제 강화가 골자다.
오늘날의 입시정책은 계층감의 위화감 해소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이는 교육 정책입안자나 시민단체나 전교조 등도 마찬가지다.
어떻게 하면 학생들의 학습부담을 줄여주는가와 사교육비 부담을 줄이고 부유층만이 아닌 저소득층도 명문대 진학의 기회를 주는가에 촛점이 맞추어져 있다.
이러다 보니 교육 본연의 모습은 잊어 버리고 온통 계층간의 문제에 촛점을 맞춘다.

지역에 따른 경제력 격차로 자유경쟁을 시킬 경우 고소득층이 많이 사는 곳의 학생들이 진학에 유리하게 된다.
그리고, 변별력을 줄 수 있는 문제를 출제할 경우 상대적으로 부유층 지역의 학생들이 유리하여진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내신제이다.
비슷한 처지의 학생들끼리 경쟁을 하니 소외된 계층의 학생들에게도 교육을 통한 계층상승의 기회가 주어지고, 학교 교육도 정상화되고, 과외도 해소된다는 발상이다.
여기에는 전교조도, 진보적 학부모 단체도 대찬성이다.

그러나, 예기치 않은 부작용이 일어나고 있다.
내신으로 인한 과당 경쟁이다.
학생들의 학습 부담을 줄이겠다는 의도는 대입시를 일년에 네번씩이나 치르게 하는 무한 경쟁으로 몰아넣었다.

등급제는 학생들을 피말리는 경쟁으로 몰아넣고 있다.
4%의 학생에게 돌아가는 1등급은 친구들을 경쟁자요 적으로 돌리고 있다.
100명에 4명만이 1등급이라면 4등안에 들기 위한 처절한 경쟁이 피튀게 일어나게 된다.
사교육이 줄어든다고? 내신을 올리기 위한 사교육은 더욱 성행되고 있다.
얻는 것은 시골출신이나 저소득층 거주지역 학생 몇명이 명문대에 진학하는 것일뿐 잃는 것이 훨씬 많다.
논술고사 문제를 한번 본 일이 있는가?
말이 논술이지 상당한 기초실력이 없으면 풀 수 없는 문제다.

옛날 본고사보다 더 어렵다.

결국 수능에서 변별을 못할 때 변별은 논술밖에 없다.

우정을 쌓고 서로 협력하고 꿈많은 학창시절을 보내야 하는 데
지금은 천재나 영웅 혼자서 모든 일을 다하고 리드해 가는 시대가 아니고 협력하여 과업을 수행하는 시대인데 친구를 경쟁자요

적으로 생각하고 자료의 공유나 협력학습을 기피하고 무한경쟁으로 몰아붙이는 내신제가 과연 최선의 방법인가?

학생들을 극한으로 몰아넣는 이런 류의 내신성적은 당장 폐지해야 한다.
그렇다면 내신제의 대안 - 저소득층의 진학기회를 부여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지금 시행하고 있는 할당제를 확대하는 것이다.
수능이나 본고사로 입시를 치르되 인구비에 따라 일정비율을 농어촌, 중소도시, 지역별로 뽑고 나머지를 자유경쟁으로 선발하는

제도를 도입하면 내신으로 인한 극한 경쟁도 지양하고 저소득층의 교육기회 확대도 될 것이다.
운영의 묘를 살린다면 학생들이 친구를 경쟁상대요 밟고 넘어가야 할 적이 아닌 협력의 동반자요 우정을 나누어야 할 값진 친구로 삼게 될 것이고 협력하고 사는 생활태도를 기를 수 있을 것이다.

내신제의 개선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

 

2005. 5. 1 한겨레 사회 토론방에 올린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