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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훈장의 뒤돌아 보기

교과 성적에도 양극화 현상이

필자는 대학 시절 교육학에서 학생들의 성적분포는 정상분포곡선을 이룬다고 배웠다

정상분포곡선이란 종을 엎어놓은 모양으로 중간값에 가장 많은 수가 분포하고 양 극단으로 갈수록 분포수가 줄어드는 곡선을 말

한다.

조사대상의 집단이 클수록 측정결과는 정상분포곡선에 가깝게 된다.

어느 연령층에서 신장이나 몸무게의 분포같은 것은 중간값에서 빈도가 크고 양극단으로 갈수록 빈도가 감소되는 것 등이 좋은 예

가 된다

학생들의 교과성적은 중간성적 층이 두텁고 우수학생이나 성적이 낮은 학생의 빈도수가 적은 정상분포곡선을 이룬다고 배웠다.

쉽게 말하면 성적이 아주 우수하거나 저조한 학생은 그 비율이 적고 중간성적의 학생수가 많다는 것이다.

지능(IQ)나 각종 표준화 검사, 국가단위의 시험인 수능성적의 등급 등도 이런 정상분포곡선의 개념에 따라 수치가 매겨진다.

 

필자도 이런 교육통계의 배경지식을 가지고 교직생활을 시작하였다.

기말고사나 중간고사 등 평가를 실시하여 보면 문제의 난이도에 따라 분포곡선이 다르지만 대체적으로  정상분포곡선의 모양을

 이루었다.

물론 문제가 아주 어렵거나 쉬운 경우, 평가 대상의 집단이 선발된 우수집단이거나 보충교육을 위하여 선별된 집단이라면 정상

분포곡선이 나오지느 않겠지만 학급이 평준화된 집단이라면 대체로 정상분포곡선을 이루게 된다

 

필자의 초임시적인 '70년대 중반부터 '80년대까지는 대체적으로 이 이론이 맞아떨어졌다.

학교가 도시에 소재하느냐 농촌에 소재하느냐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평가때마다 상위권과 하위권 성적의 빈도는 적고 중

간성적의 빈도가 높았다.

 

그런데 '90년대에 들어서면서부터 평가를 실시해 보면 정상분포곡선에서 벗어난 다른 형태의 분포곡선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러한 정상분포곡선의 왜곡현상은 시일이 갈수록 점점 심해져서 새천년에 들어서면서부터는 M자형 곡선이라는 새로운 분포곡

선이 나타나게 되었다.

동료교사들에게 물어보니 그들도 비슷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동의하였다.

M자형곡선은 여성들의 연령별 취업자수에서 나타나는 분포곡선이다.

미혼의 여성들은 다수가 취업을 하여 취업율이 높지만 결혼과 출산과 육아가 이루어지는 연령층에서는 취업율이 감소되었다가

육아가 완료되는 시기부터 다시 취업율이 높아지는 형태의 분포곡선이 M자형 곡선이다.

그런데 학생들의 시험성적의 분포에도 M자형 곡선이 나타난 것이다.

학생들의 학업성취도의 분포에서 정상분포곡선이 M자형 곡선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변화는 한국교육개발원(KEDI)과 한국교육신

문의 공동기획 "사회양극화와 교육, 왜 문제인가?"으로 발표되었다.

http://www.cubs-korea.org/korean/sub1_read.asp?upper_code=tCata4&bbs_code=util_bbs3&middle_code=&bbs_number=1754

 

간략하게 요약하면 경제수준의 양극화에 따라 학생들의 학업성취도에도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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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하지만 공부를 잘하는 학생은 30-40년전까지만 해도 분명히 있었다.

반세기도 더 전에 고교를 다닌 필자의 동기들 중에는 가난하지만 공부를 잘하여 상승의 사다리를 탄 친구들이 많이 있다.

타고난 재능이 있거나 남다른 노력을 하여 공부를 잘하는 것 하나만으로 목표를 달성하여 부모세대보다 신분상승과 경제수순의

 향상을 이룬 친구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필자가 처음 교직생활을 시작하던 '70녀대 중반만 하여도 공부를 잘하는 학생들 중 집안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이 았었다.

그러나 경제발전이 이루어져 소득이 늘어나고 부모들이 자녀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사교육이 확대가 되며 부모의 지원을

받는 학생과 그렇지 못한 학생들 사이에 격차가 생기기 시작하였다.

'8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부모의 지원이란 학비부담과 공부방을 마련해 주거나 도서 등의 학습자료를 지원하는 수준이었지만

사교육이 본격적으로 활성화되는 '80년대 후반부터는 사교육이 학업성취도에 영향을 주기 시작하였다.

 

이때부터 가정의 지원을 받는 학생과 그렇지 못한 학생 사이에 학력격차가 심화되게 되었다.

가난하지만 타고난 재능이 있는 학생이라도 부모의 지원을 받는 학생들과의 경쟁에서 앞서기란 점점 어려워지게 되었다.

이는 성적으로 나타나게 되었다.

80년대 중반까지는 부모의 지원이란 학습환경의 조성이라는 간접적인 것이었다면 사교육이 활성화되는 '80년대 후반부터는 학

습지원이 사교육이라는 직접적인 형태로 바뀌게 되었다.

 

며칠 전 초등학교에서 학습부진아의 보충지도를 담당한 방과후 학습교사가 학생지도의 어려움을 토로하였다.

필자와 함께 춘천중학교에서 근무할 때 담당한 특수학급의 학생들의 글읽기와 글쓰기 능력을 획기적으로 향상되도록 지도한  

구가 있어 이 친구를 소개하여 주기로 했다.

셋이서 함께 점심식사를 하고 커피숍에서 커피를 마시며 학습부진학생의 지도와 교육현안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누었다.

초등학교 방과후 교사는 3학년 학생들 중 읽기와 쓰기, 계산능력이 부족한 학생들을 지도하는 데 의도하는대로 진전이 이루어지

지 않는다고 고심을 하고 있었다.


입학전부터 한글을 배운다 셈을 배운다 악기나 체육활동 등 특기교육을 받는 등 부모의 관심에 따라 기초학습이나 선행학습을 한

어린이와 빈곤이나 결손가정으로 인하여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입학한 학생이 같은 1학년이라도 동일선상에서 출발하고 있다고 볼

수는 없다.

다수의 어린이들이 한글을 익히고 입학했는 데 한글을 읽지 못하고 입학한 어린이들이 국어수업을 제대로 따라가는 것은 힘에 겨

울 수밖에 없다.

교사가 모든 어린이들에게 관심을 가질 수는 없고(일부 열의가 있는 교사는 학습결손 아동을 별도 지도하는 등의 노력을 하지만)

초기에 학습결손이 발생한 어린이들은 결손이 누적되어 학년이 올라가도 책을 읽지 못하고 간단한 사칙연산을 하지 못하게 된다.

반면에 부모의 학습지원을 충분히 받는 학생은 사교육을 통해 보충학습을 하거나 선행학습(교과 내용을 미리 학습하는 것만이 아

닌 다양한 독서를 통해 언어능력이나 독해력을 기르는 것을 포함)을 통해 이미 학습할 내용을 숙지하고 있거나 학습준비도가 갖

추어진 하갱들 사이에는 학년이 올라갈수록 격차가 심화될 수밖에 없다.

'90년대부터 심화되던 성적의 양극화는 IMF를 겪으며 더욱 심화되게 된다.

이는 국민들의 소득의 양극화외 비례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때부터 개천에서 용이난다는 것은 전설이 되고 만다.

같은 교실에 앉아서 공부하고 있지만 학습준비도와 기초학력에서는 엄청난 차이가 있는 것이다.

같은 시간동안 같은 장소에서 같은 교사에게서 수업을 받지만 이해순과 수용정도는 큰 차이가 있게 된다.

수학이나 영어 등 기초를 요하는 과목에서는 전혀 수업을 이해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다수가 있게 된다.

수업내용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학생과 수업내용을 이해하고 문제 해결능력까지 갖춘 학생 사이에서 성취도의 차이가 나는 것

은 당연한 것이 된다.

 

교실에서 학습자 집단은 부모의 지원을 받아 학습준비도가 탄탄하게 갖추어지고 기초학력이 있어 학습내용을 이해하고 문제해결

능력을 갖춘 학생과 부모의 무관심 속에서 기초학습능력이 부족하고 학습결손이 누적된 양극화된 집단이 존재하게 된다.

이들 집단의 차이는 학업성취도로 표현되고 통계처리를 하면 M자형 분포곡선을 이루게 된다.

 

국민들의 소득수준의 격차로 인한 양극화가 그대로 자녀의 학습성취도로 나타난다는 것은 불행한 일이다.

가난이 대물림되는 사회는 결코 건강한 사회가 아니다.

 

가난한 아이들은 꿈도 가난하다는 통계를 본 적이 있다.   

사회 경제수준의 격차가 학력수준의 격차로 직결되지 않고 가난한 학생도 높은 학업 성취도롤 달성할 수 있고  

가난한 학생도 큰 꿈을 꿀 수 있는 사회가 오게 하는 것이 사회복지와 교육을 담당한 담당자와 국가가 담당해야 할 몫이라고 생각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