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저탄소 녹색 성장'이라는 말이 유행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도 '저탄소 녹색성장'을 표방하고 있다. 문제는 이를 위하여 실천하는가이다.
환경에 대한 인식은 많이 변하였다. 필자가 환경교육에 대한 논문을 쓰면서 우리나라 초기의 환경정책에 대해 조사한 적이 있다. 20년도 더 지난 일이라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기억나는 몇가지의 일화가 있다.
보사부의 젊은 사무관이 김학렬 경제 부총리에게 환경오염 문제가 심각하니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건의했다고 한다. 부총리는 젊은 사무관을 뚜러지게 응시하더니 지금은 성장에 주력할 때고, 공해 방지 시설을 하려면 공장 하나를 더 짓는 것이 났다고 하면서 질책하였다고 한다.
김용준 전 고려대 교수가 울산 정유공장을 지으려 할 때 설명회에 참석한 적이 있다고 한다. 화공학이 전공이던 김교수는 탈황시설이 빠진 것을 지적하였다고 한다. 그 뒤 김용준 교수는 울산정유공장과 관련하여 다시는 초청을 받은 일이 없다고 하였다.
연세대의 권숙표 교수는 환경 오염에 대한 문제점을 제기한 선구자다. 권숙표 교수가 합성세제(하이타이)에 대한 수질오염 문제를 언론에 제기하였다고 한다. 어느 날 업체의 직원 두명이 연구실을 방문하였다고 한다. 직원들은 권교수에게 항의하면서 물컵에 세제를 넣어 젓더니 이를 모두 마시고 내가 멀쩡히 살아 있지 않느냐고 항의하였다고 한다. 권교수는 매일 한숟갈씩 물에 타서 마셔 보라고 대답하였다고 한다.
보사부의 공해계로 40여년전에 출발한 환경 대처 부서가 과로 승격하고, 국이 되고, 청이 되고 환경부로 독립하였다. 기구가 확대되어 가는 과정만큼 산업화로 인한 환경문제가 심각해졌고, 복잡하여졌다는 것을 의미하게 된다.
이제는 환경문제를 고려하지 않으면 안되는 세상이 되었다. 기업도 환경문제를 거론하고, 정부도 앞장서서 환경문제를 거론하고 있다. 지구 온난화니 신재생에너지니 하는 이야기는 일상적으로 들을 수 있는 말이 되었다.
우리나라가 람사 총회를 개최하여 환경문제에 대한 국가적인 관심을 세계에 알렸다. ==================================================
그렇지만 정부가 과연 환경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하고 이를 실천하는가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환경논리는 경제논리 앞에서는 항상 밀리고 있다.
습지 보호를 외치면서 논의 면적을 획기적으로 감소시키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농지의 전용을 쉽게 하고, 그린벨트를 해제하고, 수도권의 규제를 완화하면서 농경지를 감소시키고 있다. 우리나라의 식량자급률은 30%에도 못미친다. 쌀의 자급률이 높기 때문에 식량의 폭탄은 우리나라를 비껴 가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논면적이 감소되고 쌀 생산량이 줄어 쌀 자급률이 90% 밑으로 줄어 든다면 필립핀이나 맥시코처럼 식량의 위기를 겪을 수 있다. 또한 논이 갖는 물 보관 능력과 환경적 기능 역시 간과할 수 없다. 논의 감소로 인한 쌀 생산량의 감소뿐 아니라 환경적 기능도 고려해야 하지만 현 정부는 이러한 의지가 없다고 본다.
'저탄소 녹색성장'을 외치면서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는 적다. 태양광 발전 시설에 대한 보조금을 삭감하였다고 한다. 신재생에너지는 당장은 이익이 나지 않고, 투자 효율이 높지 않지만 우리가 반드시 관심을 가지고 투자하고 개발하여야 할 분야이다. 그런데 관련 예산을 삭감한 것은 거꾸로 가는 정책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전기세에 덧붙인 금액이 신재생 에너지 개발 관련에 쓰이는 것보다 현재 에너지의 주종인 원자력과 석탄 관련 연구에 쓰이는 것이 KBS에 보도되었다. 환경문제 해결에 대한 의지가 있는지 의심이 가는 부분이다.
그런면에서 현정부의 환경정책은 부시의 환경정책과 아주 닮았다고 본다. 석유가 전혀 생산되지 않고 에너지의 97%를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는 태양광과 풍력, 조력에 대한 집중적인 연구와 에너지 효율 향상에 대한 연구가 불가피하다. 그런데 이러한 분야에 대한 연구에 대한 투자가 미흡하다. 당장 이익이 나지 않는 데는 투자를 게을리하는는 근시안적인 환경정책을 펴고 있다. =========================================================
환경문제를 외치면서도 경제논리에 묻어 버리고 친환경이라는 말을 쓰면서 마구 파헤치고 개발하고 있다. 당장 돈이 되지 않는 장기적인 환경문제 해결에 대한 연구나 신재생 에너지 연구에는 등한하면서 '저탄소 녹색성장'을 외치고 있다. 습지 보전을 외치면서 논의 면적을 획기적으로 감소시키는 정책을 펴고 있다. 이러한 정부의 정책은 다음 세대에게 커다란 환경재앙을 가져다 주어 지금 투자한 돈보다 엄청난 천문학적 비용을 투자하여도 해결하기 어려운 난제를 다음 세대에게 넘겨 주고 있는 것이다.
2008년 11월 29일 작성 투고하였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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