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2때인 1966년 10월 정부회장 선거가 있었다. 필자는 부회장에 입후보한 친구의 부탁으로 정견발표 초안을 작성하였다.
이 친구는 나말고 다른 친구에게도 연설문을 부탁해서 이를 참고로 연설문을 작성하여 정견발표를 했다.
따라서 입후보한 친구가 정견발표한 것은 필자의 연설문을 읽은 것은 아니라고 기억한다.
지금 읽어보면 생각이 미숙한 것도 있었고, 입후보 연설문으로 형식을 갖추어지지 못한 점도 있음을 알 수 있다.
묵은 노트를 뒤적이다가 거의 반세기전인 '66년에 연설문 초안을 작성한 것이 있어서 블로그에 옮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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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쁘신 이 시간 이렇게 참석하여 주신 3학년 형님들과 1학년 아우들, 2학년 친구들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또 영광스러운 이 자리를 갖게 하여 주신 교장선생님과 여러 선생님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제가 학생회 부회장 선거에 입후보한 주00입니다.
저는 남보다 더 아는 것이 많은 특별한 인간이 아닙니다.
여러분과 동등한 학생으로 부족함이 많은 몸이 부회장에 입후보한 동기부터 말씀 드리겠습니다.
자기가 속한 가정이, 단체가, 나라가 잘되기를 바라지 않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을 것입니다.
옛날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있지 않을 것입니다.
만약 여러분 중에 우리의 가정이 학교가 국가가 안되기를 바라는 분이 계시다면 한번 손을 들어 보십시오.
여러분들 중에 한분도 안계시는군요.
여러분은 누구나 다 자신의 가정이 학교가 나라가 잘되기를 원하는 것이 판명되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춘천고등학교도 우리들의 학교이므로 모두가 우리학교의 발전과 번영을 바랄 것입니다.
우리학교의 발전과 번영은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학교 선생님의 힘으로, 문교부의 힘만으로,풍부한 예산의 힘으로만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이것은 오직 우리 학생들의 힘만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여기에는 우리 학생들을 이끌고 나갈 인물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여기에 박종화군이 가장 적당한 인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모든 일은 한 사라만의 힘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과거의 위인 및 영웅들도 그들을 돕는 현명한 인물들이 있었습니다.
제가 부회장에 당선된다면 회장을 도와 우리학교를 위해 여러분을 위해 일하겠습니다.
아직까지 우리가 경험하여 아는 바와 같이 역대국회의원 선거때면 국회의원에 입후보한 인물들이 자기가 당선되면 자신의 출신구를 위하여 무엇을 무엇을 해주겠다고 호언장담하여 왔습니다.
그러나 이들이 당선된 후 이루어 놓은 것이 얼마나 있었습니까?
국민들은 이들의 감언이설에 넘어가 귀중한 한표를 헛되이 던졌던 것입니다.
이 일은 반드시 국회의원 선거에만 국한된 것이 아닙니다.
학원에서 학생의 대표자를 뽑는 데도 적용되어 왔었고 적용되고 있습니다.
학우 여러분! 이런 사실을 여러분의 이성으로 냉철하게 비판하여 보십시오. 여러분도 이런 감언이설에 넘어가시겠습니까?
누구는 나의 친구니까, 누구는 나와 같은 마을에 사니까, 누구는 나와 같은 일가니까 표를 찍겠다는 안일한 생각은 이 자리에서 깨끗하게 버리십시오.
혹시 누구의 주먹 위협과 협박 공갈에 못이겨, 또 빵을 얻어 먹었으니까 누구한테 투표하겠다는 생각도 버리십시오.
이런 일이 있었을지라도 투표장에서는 여러분이 가장 일을 잘할 일꾼에게 표를 주십시오.
앞에서도 말씀드린 바와 같이 저는 이 학교와 여러분들을 위하여 구체적으로 무엇을 해놓겠다는 말씀은 드리지 않겠습니다.
다만 여러분들을 위한 학습환경을 조성하고 공부할 분위기를 만들기 위하여 노력하겠습니다.
또 우리학교 운동부의 발전을 위하여 노력하겠습니다. 그리고 폭력을 일삼는 자가 있다면 기필코 이 학교에서 몰아내겠습니다.
제가 당선된다면 여러분들을 위하여 학생회장을 도와 힘껏 일할 것을 맹세합니다.
심사숙고하여 깨끗한 한표를 우리 학교를 위해 일할 일꾼에게 던져 주시기를 바랄 뿐입니다.
열심히 일하겠다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하며 저의 정견 발표를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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