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농사라고 하면 봄에 씨를 뿌리고 여름에 가꾸고 가을에 거두고 겨울에 갈무리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우리의 주식이 되는 벼농사에 국한한다면 이 이야기는 맞는 이야기다.
그러나, 농작물의 종류에 따라 씨뿌리는 시기와 가꾸는 시기, 수확하는 시기가 다양하다.
난방이 되는 비닐하우스나 온실을 설치하고 농사를 짓는다면 연중 수확이 가능하다.
그러나, 따로 시설을 하지 않고 농사를 짓는 경우는 겨울에는 수확할 농작물이 없다.
땅도 겨울 한철은 쉬면서 새해를 기다리는 것이다.
봄이 오면 대지에는 생명이 약동한다.
새싹이 돋아나고, 나무에서는 녹색의 잎이 피어나고, 겨울에 움추렸던 동물들이 짝을 찾고, 동면하던 동물들이 깨어 활동을 시작한다.
봄이 오면 새싹이 돋아나고 나무가지에 녹색의 나뭇잎이 돋아나는 데 여기에 우리 먹거리가 있다.
겨울에는 저장해 두었던 음식만 먹었는 데 봄이 되면서 자연의 정기를 머금은 막 돋아나는 싱싱한 나물을 먹는 것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큰 낙이다.
풀을 뽑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제초제를 전혀 쓰지 않고 농작물을 가꾸다 보니 건강한 흙은 봄이 되면 어김없이 새싹을 내보낸다.
특히 멀칭을 하지 않는 땅에는 온갖 새풀들이 돋아난다.
아래는 봄이 주는 풍성한 먹거리들이다.
2014년 4월 2일
2014. 4. 2. 울타리 부근에 저절로 돋아난 돌나물. 돌나물 김치는 어렸을 때 어머니가 해주셨던 음식으로 내가 특히 좋와하는 먹거리다.
밭에서 캔 냉이. 멀칭을 하지 않고 콩과 들깨를 가꾸었던 땅에 냉이가 많이 돋아났다. 냉이국은 별미다.
밭주위 울타리 밑이나 밭 경계에 쑥을 캐다가 심었다. 해마다 봄이면 새쑥이 돋아난다. 쑥국을 끓여 먹거나 쑥떡을 해먹는다.
겨울을 나고 봄에 자란 쪽파. 봄의 향기가 짙게 풍겨난다.
밭의 한 모퉁이에서 자라고 있는 달래. 여름내내 풀에 가려 보이지 않았지만 봄이면 어김없이 싹이 돋아난다.
==============================================================================================================================
2014. 4. 17
2012년 봄에 울타리를 따라 심은 두룹나무가 자라서 올해는 두룹을 수확하게 되었다.
==================================================================================================
2014년 4월 26일
수확한 달래. 어머니는 된장에 달래를 넣고 뚝배기에 끓여서 주셨는 데 그때의 맛은 지금도 잊지 못한다.
그러나, 아내는 어머니와는 다른 방법으로 간장에 무쳐서 준다.
'농사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5년 농사일기(1,24-2.28) (0) | 2016.04.26 |
---|---|
땅콩 재배 일기 (0) | 2014.09.27 |
농사일기(2013. 11. 19 - 12. 18) 마늘 심기와 밭 정리 (0) | 2014.06.14 |
농사일기(2013.11.12-16) 김장 채소 수확하기 (0) | 2014.04.29 |
농사일기 (2013. 11. 3 - 11.8) 가을걷이 (0) | 2014.04.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