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는 2003년 겨울 방학때 인하대에서 시행한 한문과 부전공 연수에서 과제물로 제출한 리포트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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筆者가 千字文에 대하여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집안에 내려오는 한권의 책때문이었다.
어렸을 때 先親께서 할아버지가 엮으신 千字文에 대하여 말씀하여 주시곤 하였다.
千人筆之라고 제목을 붙인 책은 筆者의 할아버지께서 1928년부터 1931년까지 江原道 壤陽, 高城, 淮陽, 通川, 蔚津, 三陟 등지를 여행하시며 천명의 사람에게 한 글자씩 쓰게 하고 글자 옆에 주소 성명을 기록하게 하여 엮으신 책인데, 금강산에서는 관광객들에게도 글씨를 받으셔서 전라도 사람을 제외한 각도 사람들의 글씨가 적혀 있는 책이다.
先親은 이 책을 家寶로 간직하셨고, 先親께서 1958년 壤陽郡 縣北面 獐里分校에 근무하실 때 위의 책에 글씨를 쓰신 어른을 당시 초등학교 3학년이던 필자를 데리고 가서 만나신 일이 있었다. 이 책은 나중에 큰댁 사촌형님께로 갔고 명절 때 큰댁에서 자식들이나 조카들에게 보여 주시는 책이 되었다.
이공계 대학을 나와 한문을 전공하지 않았지만 한자에 관심을 가지고 한자 급수 공부를 하면서(1급 자격을 취득) 한문을 공부하고 싶은 바램이 생기게 되었다. 한문 공부에는 천자문이 입문서라서 천자문을 공부하려고 하였으나 너무 어려워서 읽을 수가 없었다.
다행히 부전공 연수에 지명이 되어 인하대에서 연수를 받고 귀가한 후 작심을 하고 成百曉선생님이 譯註를 한 천자문을 읽기 시작하였다.
천자문은 6세기에 周興嗣가 梁武帝의 명을 받아 지은 책으로 4字 1句로 총 250句, 一千字로 이루어진 책으로 한 글자도 중복되는 것이 없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필자는 천자문이 서당에서 처음 배우는 책이라 가장 쉬은 책일 것이라고 생각하였었다. 그러나, 이것은 큰 오해였다. 한자 1급(3500자 수준)에도 포함되지 않는 글자가 상당수 포함이 되어 있었다.
그리고, 내용도 7세 전후의 어린이들이 이해할 수 있는 그런 내용이 아니었다.
한문이 文史哲을 아우르고 있다고 하는 데 천자문 역시 文史哲이 포함되어 있어 그 내용을 성인들도 이해하기가 어려운 것이었다.
필자는 千字文을 공부하면서 모르는 글자를 익히며, 그 뜻을 익히고, 가능하면 암기를 하고자 하였다.
그러나, 암기는 생각처럼 쉽지를 않았다. 각 구절을 뜻은 주해를 보면서 익혔고, 글자를 익히는 것까지는 가능하였지만 외우는 것은 쉽지를 않았다. 결국, 전 문장을 암기하는 것은 뒤로 미루고 각 句節별로 암기를 하는 수준에서 머물러야 했는 데 이 역시 자꾸 망각을 하는 것은 피할 수 없었다.
좀더 어렸을 때 일찍 공부를 시작을 하였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천자문 역시 文史哲이 어우러지는 내용으로 구성이 되어 있다.
이 내용에 자연과학의 내용까지 포함하고 있다. 천자문의 서두에 나오는
“天地玄黃 宇宙洪荒, 日月盈仄 辰宿列張, 寒來暑往 秋收冬藏, 閏餘成歲 律呂調陽, 雲騰致雨 露結爲霜. 果珍李柰 菜重芥薑, 海鹹河淡 鱗潛羽翔, 年矢每催 曦暉朗耀, 璇璣懸斡 晦魄環照“은 자연과학적인 내용이다. 옛날 사람들의 우주관과 계절의 변화, 역법 등과 일기변화에 대한 지식과 동식물과 바다와 육지의 물에 대한 지식 등 자연과학에 대한 지식이 나오고 있다.
“龍師火帝 鳥官人皇, 始制文字 乃服衣裳, 推位讓國 有虞陶唐, 弔民伐罪 周發殷湯“은 역사의 시작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문명의 기원부터 요순시대와 주왕조때까지의 역사를 개괄하고 있으며 국가제도와 문자, 의복의 기원 등을 개괄하고 있다.
“磻溪伊尹 佐時阿衡, 奄宅曲阜 微旦孰營, 桓公匡合 濟弱扶傾, 綺回漢惠 設感武丁, 俊乂密勿 多士寔寧, 晋楚更覇 趙魏困橫, 假途滅虢 踐土會盟, 何遵約法 韓弊煩刑, 孟軻敦素 史魚秉直, 布射僚丸 嵇琴阮嘯, 恬筆倫紙 鈞巧任釣“은 춘추전국시대부터 漢代까지의역사를개괄하고있다.또,천자문에는지리에관한내용도포함하고있는데
“金生麗水 玉出崑岡, 劍號巨闕 珠稱夜光, 都邑華夏東西二京,背邙面洛涇浮渭據”과“禪主云亭雁門紫塞,鷄田赤城嶽宗恒岱,昆池碣石鉅野洞庭,曠遠綿邈巖峀杳冥”은 지리에대한내용이다.
천자문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덕목은 옛날 사람들이 가장 큰 덕목으로 여기던 충과 효와 예일 것이다. 천자문에서는 많은 부분이 忠孝禮를 강조하는 부분으로 되어 있다. 이는 당시의 가치관으로 볼 때 당연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蓋此身髮 四大五常, 恭惟鞠養 豈敢毁傷, 資父事君 曰嚴與敬, 孝當竭力 忠則盡命, 嫡後嗣續 祭祀蒸嘗”은 충과 효를 강조하는 내용이다. 그리고, 위의 글에서 효가 충의 바탕이 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千字文에서는 임금의 은총을 찬양하고 사대부가 황제를 모시고 벼슬을 하는 것을 큰 이상으로 그리고 있다. 이러한 내용은 천자문 전반에서 볼 수 있는 내용이다. 천자문에서 가장 강조되는 내용이 바로 임금의 은혜에 감사하고 그 밑에서 벼슬을 하는 것이라고 하겠다.
“坐朝問道 垂拱平章, 愛育黎首 臣伏戎羌, 遐邇壹體 率賓歸王, 鳴鳳在樹 白駒食場, 化被草木 賴及萬方“은 임금의 도와 아울러 임금의 은혜를 찬양하는 내용이라고 할 수 있다.
사대부의 理想이었던 벼슬을 하여 임금을 보필하고 백성을 다스리는 것 역시 천자문에서 가장 큰 德目으로 강조되고 있다.
“學優登仕 攝職從政, 存以甘棠 去而益詠, 陞階納陛 弁轉疑星, 右通廣內 左達承明, 府羅將相 路夾槐卿, 高冠陪輦 驅轂振纓, 矩步引領 俯仰廊廟, 起翦頗牧 用軍最精, 宣威沙漠 馳譽丹靑, 束帶矜莊 徘徊瞻眺”는 사대부들의 理想과 임금을 모시는 생활을 묘사한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세상의 명리를 버리고 隱遁生活을 하는 것을 찬양하는 내용도 있어 위의 理想과 相衝되고 있다.
“殆辱近恥 林皐幸卽, 兩疏見機 解組誰逼, 索居閑處 沈黙寂寥, 求古尋論 散慮逍遙”는 번잡한 생활을 떠나서 유유자적하는 생활을 그리고 있다.
千字文은 책이 쓰여지던 당시의 신분사회의 모습을 반영하고 있다. 어려서부터 이러한 교육을 실시한 것은 당시 신분사회를 안정시키는 데 기여를 하였을 것이다.
“女慕貞烈 男效才良, 戶封八縣 家給千兵, 樂殊貴賤 禮別尊卑, 上和下睦 夫唱婦隨, 外受傅訓 入奉母儀, 妾御績紡 侍巾帷房, 嫡後嗣續 祭祀蒸嘗, 稽顙再拜 悚懼恐惶”은 諸侯와 家의 신분 관계와 남녀의 역할 분담, 사대부 계층의 신분 관계 등을 반영하고 있다.
筆者의 견해로 천자문에서 가장 강조하는 것은 군자가 가져야 할 덕목이며 이에 대하여 가장 많은 내용을 할애하고 있다고 본다.
“知過必改 得能莫忘, 罔談彼短 靡恃己長, 信使可覆 器欲難量, 景行維賢 克念作聖, 德建名立 形端表正, 容止若思 言辭安定, 篤初誠美 愼終宜令, 空谷傳聲 虛堂習聽, 禍因惡積 福緣善慶, 尺璧非寶 寸陰是競, 交友投分 切磨箴規, 仁慈隱惻 造次弗離, 節義廉退 顚沛匪虧, 性靜情逸 心動神疲,
守眞志滿 逐物意移, 庶幾中庸 勞謙謹勅, 聆音察理 鑑貌辨色, 貽厥嘉猷 勉其祗植, 省躬譏誡 寵增抗極, 孤陋寡聞 愚蒙等誚“는 군자가 가져야 할 마음가짐과 실천덕목, 정신수양 등을 강조하고 있는 내용이다.
그밖에도 “治本於農 務玆稼穡, 俶載南畝 我藝黍稷, 稅熟貢新 勸賞黜陟”을 통하여 당시의 경제적 기반이 농업이었으며 여기서 거두어 들인 세금으로 나라가 운영되었음을 알 수 있다.
千字文은 비록 漢文을 배우는 데 가장 먼저 익히는 入門書이지만 광범위한 내용을 包括하고 있으며 당시의 가장 큰 德目인 忠, 孝, 禮의 정신이 강조되고 있다. 다음 단계로 賦課된 童蒙先習, 啓蒙編, 明心寶鑑, 小學 등도 孝와 忠을 가장 강조하였고, 예를 중시하였다.
이러한 교육을 통하여 사대부 계층의 질서가 유지되었고, 왕과 신하를 중심으로 한 정치체재가 장기간동안 유지될 수 있었을 것이다.
그간 천자문을 읽고 쓰고 암기를 하는 공부를 하면서 후손들을 가르치시기 위하여 강원도 일대를 周遊하시면서 千人筆之라는 千字文을 엮으셨던 할아버지의 뜻을 부족한 손자가 조금이나마 따른 것 같아 뿌듯한 심정을 금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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