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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생각하며

안면도 튤립축제를 다녀와서

 

 

5월 3일 춘천 남부 복지관 문예창작반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태안 안면도에서 개최되는 튤립 축제에 다녀왔다. 튤립꽃은 네덜란드의 國花이며 네덜란드를 상징하는 꽃으로 생각하지만 야생 튤립의 원산지는 파미르 고원이라고 한다. 튤립은 꽃이 아름다와 화훼용으로 많이 재배되고 있어 우리에게 친숙한 꽃이다.

 

안면도의 튤립 축제는 전에도 알고 있었지만 직접 가서 관람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문예 창작반에서 관람을 공지하고 희망자 신청을 받아 다른 동아리 반과 混成으로 관람을 떠났다.

새벽 6시반에 집결장소에서 버스를 타고 목적지로 향했다. 수학여행을 가는 느낌이었지만 현직에 있을 때는 학생들을 인솔하는 책임이 있어 긴장되었는 데 이번 나들이는 책임이 없이 참석만 하면 되기 때문에 편안한 마음으로 여행에 임할 수가 있었다. 잘 닦인 고속도로를 달려서 중간 목적지인 금산에 도착하였다.

패키지 관광이라 금산에서 건강 기능성 식품 매장에 들렸다. 홍보 담당자가 성인병에 효험이 있다는 건강 기능성 식품을 열심히 홍보하였다.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물건을 구매하였다.

 

행사가 끝나고 점심 식사를 하고 튤립 축제가 열리는 안면도로 향하였다. 중간에 정주영 회장이 조성하였다는 서산지구 간척지를 지났다. 방조제를 쌓아 생긴 간석지를 개간하여 엄청난 면적의 논을 만든 것이 경이로왔다. 오후 2시쯤 목적지에 도착하였다. 다른 관광지에서와 마찬가지로 정해진 시간에 집합장소로 집결하라는 지시를 받고 경내에서 자유관람을 하였다.

축제기간이 4월 10일부터 5월 7일까지여서 행사 기간 끝무렵에 갔기 때문에 축제에 전시한 꽃들이 많이 시들었다. 시든 꽃들을 보며 成住壞空, 生住異滅(성주괴공, 생주이멸)이라는 말이 생각났다.

처음 축제를 시작할 때 전시된 꽃들은 싱싱하고 아름다웠을 것이다. 그러나 영원히 아름다운 꽃은 없다..

튤립꽃의 아름다움은 튤립꽃이 생명력을 지녔을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튤립꽃도 생명체임지라 生老病死라는 四苦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처음 씨앗이나 구근에서 힘찬 생명력을 가지고 싹이 튼다.

이 싹은 햇볕을 받고 뿌리에서 물과 양분을 빨아올리고 잎에서 광합성을 하여 자라난다.

성장기에 튜울립은 생명력이 밖으로 表出하는 역동성을 보인다. 생의 절정기에 튜울립은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 것이다. 한 송이의 꽃도 아름답지만 많은 꽃들이 모여서 어울릴 때 그 아름다움은 조화와 상승작용을 일으켜 아름다움이 極大化되고 보는 사람들의 마음을 기쁘게 한다. 그러나 모든 생명체가 예외없이 피해갈 수 없는 四苦의 법칙이 튜울림 꽃에게도 적용이 된다. 꽃이 시드는 것이다. 이는 生住異滅에서 異의 단계이다.

 

며칠 후 아름다움을 뽐내던 튜우립은 축제장을 꾸몄던 사명을 끝내고 폐기되는 수순을 밟을 것이다.

生住異滅에서 滅의 단계에 접어드는 것이다. 아마 폐기된 튜울립은 퇴비장에서 썩어갈 것이다.

퇴비가 된 튜울립은 다른 식물이 생육하는 데 필요한 자양분이 될 것이다. 이러한 자연의 순환을 보고 輪廻 사상이 나온 것은 아닐까?

 

이러한 순환과정은 물질계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마음 속에도 존재하는 것이 아닐까? 觀心無常이라는 말이 있다. 마음도 영원히 불변하는 것은 아니다. 마음도 변한다. 젊은이들이 異性을 향한 사랑이 받아들여지지 않거나 배신을 당할 때 극단적인 행동을 하거나 선택을 하는 경우가 있다. 절대 변하지 않을 것 같고 상대방이 없으면 나의 존재 의미가 없을 것 같지만 대부분의 경우 고비를 넘기면 執着을 버리고 평상심으로 돌아간다.

사랑이 이루어져 결혼을 한다고 해도 사랑을 고백할 때의 뜨거운 마음과 신혼때의 달콤함은 영원하지 않다.

비정상적으로 높은 에너지의 심리상태는 시간이 지나면 정상상태로 돌아오게 되고 앞세대가 그랬듯이 평범한 부부로 日常을 살아간다.

 

존재하는 모든 것이 영원한 것은 없다. 물질이든 마음이든 생물이든 성주괴공成住壞空 생주이멸生住異滅이라는 생성되고 머물고 변화되고 소멸되는 단계를 벗어날 수 없는 것이다. 이것이 한창 때가 지나 시들어가는 튜울립 꽃을 보며 떠올랐던 想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