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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주장, 시평, 논문

고교 평준화는 일반계 고교를 몰락시킨다(10여년전 우려가 현실로)

고교 평준화를 추진하는 측에서 주장하는 것 중 하나가 학교 서열의 타파이다.

1974학년도부터 서울과 부산지역을 시작으로 고교 평준화가 실시되면서 평준화 실시 전의 인문계 고교의

서열이 사라진 것만은 틀림이 없다.

1977년 평준화 1회 졸업생들이 고교를 진학할 때 여러 이변이 일어났다.
하위학교로 평가를 받던 S고교가 명문 S대에 서울에서 가장 많은 합격자를 배출한 것이다.
당시 서라벌 고교의 김영혁 교장은 하루 아침에 추앙받는 교육자로 부상하였다.

그러나 고교 평준화는 획일적인 교육으로 인한 다양성 교육의 훼손, 수월성 교육의 저해와 하향 평준화의 논란 등 많은 비판에 직면하였더,
이를 보완하고 과학 영재교육을 실시하기 위하여 ‘80년대 초 경기과학고의 설립을 시작으로 ’90년대 중반까지 각 시도에 과학고가 설립되었다.

또한 외국어 영재 교육을 명분으로 ‘80년대 초부터 특목고인 외국어 고등학교가 설립되었고, ’90년대 중반 민족사관 고등학교를 시작으로 자립형 사립고교와 인문계영재를 양성한다는 국제고교가 설립되기 시작하여 우수학생을 대상으로 차별화된 교육을 실시하게 된다.

고교 평준화는 학교 서열로 인한 학벌의 폐해를 방지한다는 명분으로 실시가 되었지만 다양성이 무시된 획일적인 교육과 우수학생을 위한 수월성 교육의 결여로 인한 문제점을 보완한다고 과학고와 외국어고 등 특목고와 국제고와 자율형 사립고 등의 설립으로 새로운 학교 서열이 생기게 되었다.

즉 일반계 고교(인문계 고교) 위에 특목고가 자리잡게 된 것이다.
과거 비평준화 시절 서울에는 5대 공립이니 5대 사립이니 하는 명문고가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이러한 명문고 대신 과학고와 외국어고 등이 자리잡고 있다.
70년대 초 비평준화 당시의 명문고 학생보다 더 많은 수의 특목고 학생이 있게 되었다.

결국 고교 평준화는 명칭만 존재하는 완전한 허울만 남고 만 것이다.
그런데도 평준화를 주장하는 것은 교육열이 강한 국민들에게 마치 평등 교육이 실현되는 것처럼 허상을 보여 주어 이익을 얻으려는 이념적인 정치 집단의 이해 때문이다.

그렇다면 대부분의 최상위권 학생들을 특목고 등에 빼앗긴 일반계 고교는 과연 평준화가 되었을까?

고교 교육의 성과를 명문대 합격자수로 나타내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고 필자도 동의하는 바는 아니지만 흔히 대학 진학률을 가지고 교육의 성과를 논하는 척도를 삼기 때문에 부득이 대학 진학률을 가지고 고교 평준화에 대한 성과를 논하고자 한다.

서울의 경우 평준화된 일반계 고교의 경우 이른바 SKY대 합격자 비율을 가지고 비교할 때 재적수 대비 5% 이상의 SKY대 합격자 수를 배출한 학교 27개 교 중 강남구가 11개로 가장 많았으며 강남구의 합격자 비율이 가장 낮은 구보다 8배가 높았다(중앙일보 5월 16일 기사)

일반계 고교 평준화의 경우 예전의 학교간 격차가 지역간 격차로 대체되었을 뿐이다.
일반계 고교와 특목고를 비교하면 그 차이는 더욱 극대화된다.

SKY대 합격자 비율이 외고의 경우 평균 28%, 일반고의 경우 3.5%로 그 격차는 무려 8배가 된다. 이것이 고교 입시 과열을 막는 대신 잘 가르쳐 학생들의 실력을 골고루 끌어올리겠다며 도입한 평준화 정책이 초래한 역설적인 현실인 것이다.(중앙일보 5월 16일 기사)

요즈음 인기가 있는 의예, 치의예, 한의예과 등 의학계열 진학자를 가지고 비교한 통계에서는 그 차이가 더욱 극명하게 드러난다.

하늘교육의 의학계열 합격자수 통계에 따르면 의학계열 합격자수를 많이 배출한 서울지역의 20개 고교중 강남, 서초, 송파 등 소위 강남 3구의 학교가 13개가 포함되어 있다.
위의 통계에 의하면 서울의 경우 고교 평준화 이후 일반고와 특목고의 격차가 크게 벌여졌으며 일반고의 경우는 거주 지역에 따라 다시 격차가 벌어지는 등 학교 격차를 해소한다는 평준화 본래의 목적에 크게 벗어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강원도의 춘천, 원주, 강릉의 3개 지역이 평준화 된 후를 가정하면 어떤 결과를 예상할 수 있을까?

우선 강원도의 경우 서울지역보다 교육여건이 열악하다는 데는 누구나 다 동의할 것이다.
우수학생 층도 아주 얇다.
평준화가 되면 다른 지역에서 볼 수 있듯이 우수학생은 특목고로 쏠림 현상이 나타날 것이다. 아주 얇은 층의 우수학생을 유출시키고 배정된 일반계 고교는 서울의 열악한 교육환경을 지닌 자치구의 수준으로 전락될 것이다.

즉, 평준화 측에서 주장하는 상향평준화나 학력 향상은 기대할 수 없고 하향 평준화로 인하여 많은 학부모들과 학생들이 SKY나 수도권 대학의 진학은 어렵게 될 것이다.

위의 중앙일보의 통계에 의하면 교육여건이 열악한 자치구의 경우 가장 성적이 좋다는 고교의 경우도 SKY대 진학률이 1.5%정도였으니 이를 강원도에 대입하면 어떤 결과가 초래될 것인지는 충분히 예상될 것이다.

위에서 고찰하여 보았듯이 고교평준화는 특목고와 일반고라는 새로운 서열을 만들고 일반계 고교의 하향평준화를 초래하며 진학률 등 경쟁력을 저하시키고 있다.

이렇게 이미 실패한 제도임이 입증된 고교평준화를 무리하게 억지로 도입하려는 측은 교육적인 관점보다 이념이나 정치적인 관점에서 교육문제에 접근하고 있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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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글은 2011년 10월 강원사랑 바른교육 연합회 카페에 올렸던 글입니다.

2011년은 대도시에 시행되던 고교평준화가 전국 주요 시지역으로 확대시키기 위한 논의가 진행되던 시기였습니다.

고교 평준화는 전국 주요도시로 확대되었고 평준화 반대는 이루어지지 못하였습니다. 

그리고 고교 평준화는 결국 하향 평준화를 초래할 것이라는 예측은 불행하게 적중하여 2021학년도 강원도의 학력 수준은 전국 최하위를 기록하였고 지역 대학인 춘천교대나 강원대에서도 일반 전형에서 지역학생들이 밀려나고 심지어는 지역할당으로 배정된 인원도 수능 최저 등급을 충족하지 못해 탈락자가 속출하는 등 고교 하향평준화가 이루어지고 말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