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6일 이른바 대통령의 비선실세인 최순실에 대한 태블릿 PC 폭로가 J-tbc에서 보도되고 나서 정국은 혼돈의 소용돌이로 빠져 들어갔다.
대통령은 이에 대해 형식적 사과를 하고였지만 민심은 대통령을 외면하게 되었고, 촛불집회는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성난 민심을 외면할 수 없었던 국회는 대통령의 탄핵을 의결하였다.
촛불의 태풍 속에서 박대통열을 열열히 지지하는 박사모는 청와대에 장미꽃을 보냈다.
춘천출신 김진태의원이 "촛불은 바람이 불면 꺼진다."라는 명언을 말하며 휘청거렸던 대통령의 지지자들은 결집하기 시작하였다.
이들은 태극기를 들고 촛불집회에 대항하는 집회를 열었다.
탄핵이 의결되어 국회로 넘어가고 촛불이 소강상태를 이루는 사이 태극기 집회는 숫자를 더하여 마침내는 촛불을 능가하는 인원이
모였다고 주장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고무된 대통령은 정초 기자간담회와 보수논객 정규재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고, 태극기 지지자들을 격려했다.
이에 힘입은 박사모나 탄기국의 지지자들은 더욱 결속하여 대통령의 무죄를 외쳤다.
박사모는 시국에 대처함에 있어서 전해 내려오는 전가의 보도를 꺼내들었다. 이것은 색깔 물들이기다.
물들이기, 물타기, 물귀신 작전, 물흐리기의 네가지를 적절히 배합한 사물작전은 보수층을 결집시키는 효과를 가져왔다.
대통령이 탄핵되고 정권이 야권에 넘어가면 야당 집권자는 자진해서 나라를 김정은이에게 바치고
남한을 적화시킨 김정은은 가임여성 1천만을 포함한 1천 5백만명만 살리고 나머지는 학살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퍼져 나갔다.
유력한 대선주자 문재인은 문죄인이 되고 그가 빨갱이며 종북분자라는 주장이 퍼져 나갔다.
대통령 지지자의 중심을 이루는 보수층은 대다수가 노년층이다.
이들은 SNS 사용에 서툴지만 카톡을 통하여 소통하며 정보를 공유하고 확산시켰다.
카톡을 통하여 유튜브 동영상이나 극우 보수의 주장이 담긴 블로그, 카페, 유튜브 동영상, 이들이 운영하는 인터넷 뉴스매체에 접속하도록 였다.
이는 큰 효과를 일으켰다.
한국전쟁을 경험한 세대는 임박한 위기의식을 갖게 되었다.
적화에 대한 위기감이다.
이와 관련된 수많은 가짜 뉴스가 생산되고 유통되었다.
곧 미군이 철수한다는 뉴스, 북한군 7천명이 땅굴을 통해 서울에 들어와서 촛불시위 군중에 섞여 청와대를 점령할 준비가 되었다는 뉴스, 공군 예비역 장성인 한모 장군은 전현직 안보실장이 간첩이고, 국방부 장관이 종북이고, 언론계에 백수십명의 간첩이 활동하고 있다고 했다. 유력 야권 정치인들이 간첩이고, 12만명의 간첩이 우리나라에 있다고 했다.
국회의원인 춘천의 김진태의원은 김일성 장학생들이 법조인이 되어 법조계에 포진하고 있어 간첩을 기소해도 풀려난다고 했다.
심지어는 95세의 김대중 전대통령의 부인인 이희호 여사가 비자금을 세탁하기 위해 미국 힙합가수와 결혼한다는 설이 떠돌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탄핵을 비판했다는 뉴스, 전 헌재소장이 탄핵이 위헌이라는 발언을 했다는 뉴스, 미국에서 어느 유력 인사가 입수한 정보인데 미군이 두시간 이내에 오끼나와로 철수할 수 있는 준비가 완료되었다는 뉴스, 세월호가 기획침몰되었다는 것을 폭로하는 단원고 전교조 교사의 양심선언 등 수많은 가짜뉴스가 떠돌아다녔다.
촛불측에도 유언비어나 가짜뉴스가 떠돌기는 마찬가지였다.
대통령 신변과 세월호와 관련된 수많은 미확인 정보가 유통되었다.
심지어는 최순실의 있지도 않은 아들이 청와대 근무까지 하였다는 가짜뉴스가 나돌기도 했다.
도저히 함께 할 수 없을 것 같은 극과 극을 내달리는 촛불과 태극기 집회가 거의 동시에 춘천에서 열리게 된 것이다.
19일 오후 2시에 태극기 집회가 5시에 촛불집회가 인접된 장소에서 열리는 것은 드문 기회인 것이다.
우리집에서 가까운 곳이라 나는 양쪽을 다 돌아보기로 했다.
스마트 폰으로 집회모습을 촬영해서 기록으로 남기기로 했다.
촛불집회가 열리는 곳으로 가려면 태극기 집회가 열리는 로데오 거리 건너편을 지나서 가야 한다.
자연스럽게 나는 태극기 집회 현장을 지나게 되었다.
4시 반쯤 집에서 가까운 태극기 집회 현장으로 갔다.
이미 여러시간 전에 집회는 시작되어 있었고 태극기를 들고, 성조기를 들고, 더러는 대형 태극기를 흔들거나, 태극기를 몸에 휘감은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대부분 나이가 든 분들이었다.
트럭에 실려 있는 대형 전광판에서는 영상을 통해서 연사들이 사자후를 토해내고 있었다.
태극기를 들은 시위군중들은 태극기를 흔들며 열기를 연사의 외침에 환호성을 외쳤다.
뜨거운 열기였다.
차량에 부착되어 있는 구호들 "탄핵기각, 특검해체, 국회해산' 등의 구호가 보인다.
대형 전광판에 "문재인은 빨갱이"라는 자막이 보인다. 그 밑에는 '탄핵기각 춘천 애국시민 태극기 집회'라는 문구가 보인다.
춘천시민들의 집회라고 하지만 버스로, 전철로 많은 외부인들이 집회에 힘을 더하기 위해 춘천으로 왔다.
인도와 차도까지 가득 메운 태극기 시위대의 물결
태극기 시위대에게 사자후를 토하는 김진태의원, 인접장소에서 일부 겹치는 시간에 두 집회가 열린 것은 김진태의원에 기인한다.
한쪽에서는 김진태 지키기를, 다른 쪽에서는 김진태의 퇴진을 외쳤다.
촛불집회에 오기로 한 연예인 김제동을 규탄하는 구호도 보였다.
양측 시위대의 충돌을 막기 위해 늘어선 경찰들, 이날 경찰들은 많은 고생을 하였다.
오후 5시부터 촛불시위가 시작되었다. 시위군중들은 박근혜외 김진태 퇴진 구호가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촛불측은 가끔 구호를 외치기도 했지만 노래, 기타연주, 김제동의 발언, 자유토론 등을 차분하게 진행하였다.
"박근혜 구속, 적폐청산"이라는 구호가 적힌 대형 전광판에 비친 공연자의 모습
오후 6시쯤 김제동이 등장하였다. 김제동은 연단으로 가지 않고 군중들 틈에서 공연을 진행하였다.
차선을 가득 메우고 인도에까지 올라선 촛불시위대
양측 시위대를 격리시키기 위해 경찰버스로 만든 차벽
18시 30분 태극기 시위대의 모습, 14시에 시작된 태극기 시위대는 중간에 행진을 한 것외에 한 장소에서 계속 집회를 하다가 18시 30분이 넘어서 박근혜 대통령과 김진태 의원 참가한 태극기 시위대 전원의 만세를 외치며 해산했다.
교회에 예배참석 관계로 중간에 촛불시위 현장을 더 이상 관찰하지 못하고 떠났다.
태극기와 촛불 집회 모두 뜨거운 열기로 가득차 있었다.
모두 나라를 걱정하고 모인 것은 틀림이 없었다. 나라를 걱정하지 않고서야 태극기 시위 참가자들이 원근각처에서 몰려올 까닭이 없다. 촛불시위대도 비록 나이 어린 청소년들이 많이 참석하였지만 이들의 어린 마음 속에도 나라를 위한 마음은 어른들 못지 않았을 것이다. 일부 박사모측의 주장대로 북한의 지령을 따르는 것도, 종북좌파의 선동에 휩쓸려 나온 것도 아니다.
그러나 양측은 상대방의 순수성을 매도하고 있다.
촛불측에서는 수구세력의 기득권 지키기의 몸부림으로, 태극기 측에서는 북의 지령에 따르는 종북좌파들의 선동으로 상대의 집회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이제 공은 헌재판결로 넘어갔다.
어떻게 판결이 되든 모두 그 결과에 승복하고, 새로운 대통령이 선출되고, 국민다수가 동의하는 헌법개정이 이루어져 깊이 패인 갈등의 골이 메워지고 하나로 뭉쳐 대한민국의 번영이 이루어지기를 기도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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