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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1956년과 2016년(낙산사 의상대에서)

내가 처음으로 낙산사에 가본 것은 1956년 늦은 봄이었던 것 같다.

그해 봄에 결혼하신 사촌형님 내외분이 속초에 살던 우리집을 방문하셨다.

우리 가족들과 사촌형님 내외분이 속초 항과 낙산사 등을 관광하였는 데 오래된 일이라 기억에 남는 것은

속초등대와 낙산사를 가본 것  뿐이다.

속초등대는 무척 높은 언덕위에 있었던 것 같고 원통형으로 된 등대를 나선형 계단을 통해 꼭대기까지 올라갔는 데

나선형 계단을 오르며 느꼈던 두려움 때문에 끝까지 올라가지 못하고 중간에 내려왔다.

낙산사에를 갔는 데 어떤 방법으로 갔는지는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낙산사가 바닷가에 있던 절이라는 것과 의상대와 홍련암을 가본 것만 기억에 남는다.

절 출입문에 있던 사천왕의 모습이 어린 나에겐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사람을 밟고 있는 모습이 무서웠는 데 아버지는 나쁜 짓을 한 사람이 벌을 받는 모습이라고 하셨다.

의상대에서 홍련암을 가는 길은 해안절벽을 끼고 갔는 데 밑에 보이는 파도치는 바다의 모습이 무서웠다.

홍련암에서 기억은 마룻바닥에 있는 작은 사각형의 송판을 밀어내고 아래를 보자 뿌연 거품이 이는 바닷물이 드나드는 모습이다.

홍련암에서 들은 이야기는 두가지가 기억난다.

바닷물이 뿌연 것은 설악산 신흥사에서 밥을 짓는 쌀뜨물이 이곳까지 내려와서 그렇다는 것과

홍련암을 지을 때 스승과 제자가 함께 일을 했는 데 제자의 솜씨가 더 뛰어난 것을 시기한 스승이 지붕위에서 작업을 할 때 제자를

밀어서 바닷물에 빠뜨려 죽게 했다는 이야기다.


초등학교 3학년때 양양에서 양구로 이사를 온후 30년이 넘도록 낙산사에 다시 가보지 못하였다.

30년도 더 지나서 다시 낙산사에 가볼 기회가 있었다.

무섭게 느껴졌던 사천왕상은 사찰 출입문에 있는 설치물이고, 의상대에서 홍련암으로 가는 해안절벽은 그리 높지 않았다.

어려서 본 모습이라 해안절벽이 무서울 정도로 높아보였던 것이다.

그후 동해안에도 자주 가보게 되고 낙산사도 여러번 방문하게 되었다.

낙산사가 화재로 본당이 전소되던 다음해인 2006년에 낙산사에 갔었는 데 홍련암과 의상대는 다행히 화재를 면하였다.


2016년 올해 회사의 행사로 다시 낙산사를 방문하게 되었다.

1956년 처음 낙산사를 방문한 이래 60년만의 방문이라 개인적 감회가 깊었다.

사진첩에서 60년전 낙산사에서 찍은 사진을 찾아내었다.

1956년 초등학교 1학년이던 어린이는 지금은 노년기에 접어든 60대 중반이 되었다.

아래의 두 사진을 비교하며 세월의 빠름을 실감한다.



1956년 낙산사 의상대에서 선친과 함께



2016년 5월 10일 의상대에서



2016년 5월 10일 의상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