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생활에 여러 가지로 어려움이 많으리라 생각한다.
가장 꿈이 많고 이상을 추구하고 친구들과 대화하고 운동도 하고 취미 생활도 하고 친구들과 놀러 다니기도
하고 교회에서 신앙 활동도 열심히 하여야 할 꿈많은 소년 시절을 입시라는 멍에의 중압감에 눌려 허덕이는 너의 모
습을 생각하면 아버지는 마음이 무척 아프다. 내가 고등학교 다니던 시절 방학 때 과외수업 (그 때는 보충 수업을
과외 수업이라 불렀다.) 을 하면서 입시지옥에서 다음 세대는 벗어나겠지 하는 생각을 했던적이 있다.
그러나, 입시지옥은 그후 완화되기 커녕 더 심해지고, 내가 학교에 다닐 때에는 대학 입학 희망자가 적었기 때문에
대입 희망자 그것도 일류 대학을 지망하는 학생에게만 해당되던 입시지옥이 이제는 거의 모든 고등학생이 시달리는
한국병이 되어 버리고 말았구나.
그리고 가까운 장래에는 해소될 전망이 없으나 더욱 안타까운 마음뿐이다.
주어진 환경을 잘 극복해 나가는 사람이 인생의 승리자가 된다고 나는 생각한다.
현재의 환경이 아무리 열악하더라도 그것을 극복할 길은 다 있는 법이다.
내가 너에게 늘 이야기 하였지만 현실을 극복하는 데는 현실과 정면 대응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현실을 부정하는 한 현실을 극복할 수 없다. 현실을 외면한다고 해서 회피한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된다면 얼마나
좋겠니? 그러나 현실의 회피와 외면은 현실의 문제보다 더 큰 새로운 문제를 만들 뿐이란다.
아들아, 입시라는 현실이 아무리 너에게는 이기기 어려운 것이기는 하지만 여기에 정면으로 대응하여라.
학력 우위의 사회에서는 일단은 '학력' 이라는 벽을 뚫고 나서야 앞으로의 삶을 살아가기가 유리하여지는 것이다.
학력이 낮은 사람이 아무리 인품이 훌륭하고 실력이 우수하다고 하여도 그 사람은 현실 사회에서 인정을 받고 살아가
기가 무척 어려운 것이 현실이란다.
정부의 각료와 요직 인선때마다 보는 현상이지만 특정 명문대 출신이 각료의 2/3을 차지하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그리고 학력이 그 사람의 인생 행로에 무척 큰 영향을 준다는 것은 우리나라만의 현상이 아닌 세계적인 공통되는 현
상이다.
사람의 일생이 70 ─ 80년이지만 다 같은 산술 평균적인 가치를 갖는 시간은 아니라는 것을 너는 잘 알 줄 안다.
청소년기의 시간은 일생의 그 어느 시기의 시간보다 더 의미가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으리라 믿는다.
너의 앞으로 2년간의 노력과 땀은 네가 어느 수준의 대학과 학과에를 입학하느냐를 결정하여 주고
그것은 그 후에 전개될 너의 남은 60년 이상의 생에 큰 영향을 주게되는 것이다.
이것이 앞으로 1년간 열심히 일하나 적당히 시간을 보내나 교사라는 내 위치에는 별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나의 앞으
로의 1년과 너의 1년이 다른 점이다.
나는 너의 순수한 마음과 솔직하고 정직한 마음, 그리고 꿈 많고 호기심 많던 너의 어린 시절을, 또한 하고 싶은 것
이 많고 의욕이 넘치는 너의 지금의 시간을 좋아 한다.
그리고, 네가 가장 바람직한 청소년 시절을 보내고 싶어 한다고 생각하고 있고, 너의 생각이 건전하고 바람직하다는
것을 나는 잘 알고 있다.
다만 너의 그러한 생각이 그대로 받아드려지기 어려운 현실이 안타깝구나.
너의 꿈의 실현은 오직 네가 가진 실력만이 담보할 뿐이다. 내가 너에게 밑받침해 줄 것은 대학에 입학할 경우 학교
다니는 최소한의 등록금밖에는 없다.
물려줄 재산도 네가 앞으로 살아가는 데 뒷받침을 해 줄 배경도 아무 것도 없다.
너의 일생은 네가 개척해 나가야 하고 네 스스로가 너의 건물을 지어 나가야만 한다.
이야기가 길어진 것 같다.
거듭 부탁하고 말하는 것은 나의 이 이야기는 너보다는 조금 앞서 인생을 살아온 아버지로써 아들에게 주고 싶은 충
언이니만큼 잘 명심하여 실천하기를 바란다.
성경에 나오는 대로 아들에게 좋지 않은 것을 줄 아버지는 세상에 없으리라 생각한다.
현실을 극복하기를 바란다. 현실을 부정하지 말고 그렇다고 현실이라는 벽 속에 갇히지도 말고 마치 새가 알 속의 모
든 양분을 흡수하고 마침내는 알껍질을 깨고 밖으로 나오는 것처럼 현실이라는 제도 속에서 입시에 승리자가 되어
너의 앞날에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고 현실을 극복하는 삶을 살 수 있는 준비를 하기 바란다.
시간을 아끼고 정신을 집중하여 열심히 공부하기를 하나님께 기도한다.
1993년 수능을 1년 앞둔 아들에게 보낸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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