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는 yshwang4528님의 블로그에서 옮겨 온 글입니다.
'yshwang4528'님은 필자보다 5년 선배인 분인데 '50년대 초등. 중학교 교과서의 내용을 너무 잘 개괄하여 주셨기 때문에 좋은 자료라 생각되어 옮겨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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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대 초등. 중학교 교과서 회상
우리들 세대는 1951년 초등학교(지금의 초등학교)에 입학하여 1959년 중학교과정을 마친 세대이다.
이 세대는 우리나라가 일본으로부터 해방되기 한해 전에 태어나 한국동란이 일어난 다음 해에 초등학교에 입학하여 1950년대 말에 중학교을 마쳤다.
이 세대는 한국이 정치적 경제적으로 가장 어려운 후진국 시절에 초 중학교시절을 보내고 정치적, 경제적으로 급변해 하면서 중진국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시대를 공유한 역사적인 현장을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었던 세대인바 이 세대들이 학교에서 배운 것이 1960년대와 1970년대에 한국산업 현장으로 투입되었던 구로공단의 직공들이나 평화시장 2층의 봉제공장에서 일하게 된 직공들이 한국을 경제성장에 기여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되었다.
우리들 세대가 배운 것으 기반은 그 시대에 학교의 교과서가 기초가 될 수 밖에 없을 것이어서 그 교과서의 내용을 회상해보는 것은 한국 역사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1951학년도 초등학교 1학년 교과서는 국어와 셈본(지금의 수학) 두 권이었다.
그 교과서 뒷 표지의 안쪽 면에는 교과서의 인쇄가 미국의 지원으로 이루어졌다는 것을 “육군참모총장, 육군대장 백선엽” 명의로 알리는 문구가 있었고 1954년 4학년 교과서에는 백선엽 이름이 정일권으로 바뀌었으며 1956년 6학년 교과서에는 다시 유네스코의 지원으로 인쇄되었다는 문교부장관의 알림으로 바뀌었다.
1951년도는 한국전쟁이 한창이어서 학교 건물은 대부분 군사시설로 수용되고 학생들은 정부소유의 창고같은 것에서 임시 교실을 만들어 한반에 60명내지 70명의 학생들이 오전 수업반과 오후 수업반으로 나누어 수업하였으며 이러한 사정은 1953년 휴전이 성립될 때까지 계속되었다.
1951년도부터 1956년도까지의 초등학교 교과서는 당시 교육행정 담당자들이 전쟁의 참화 속에서 재정 형편이나 불충분한 교육 인력에도 불구하고 어린이들에 대한 기초교육이 우리나라가 발전해 나가는데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느끼면서 편집되었을 것이다.
1951년에 초등학교 1학년에 입학한 아이들은 1, 2학년에는 1학기와 2학기 보두 국어와 셈본 두 권의 교과서만으로 공부하였고 음악, 미술, 체육과 같은 예능은 교과서 없이 선생님이 지도하는 실기 교육을 받았다.
1953년 3학년부터 사회과목의 교과서가 새로 나왔고 4학년부터 자연이라는 과목의 교과서가 추가 되었다.
1951년 초등학교 1학년 국어 교과서는 철수, 영이, 바둑이가 등장하였으며 첫 문장에 철수, 영이가 나오고 “바둑아, 바둑아 이리 오너라. 나하고 놀자”로 시작되었다. 당시에는 대부분의 어린이들이 초등학교에 들어가서 한글을 익히기 시작하였기 때문에 초등학교 1학년 국어교과서는 어린이들이 기초 한글을 익힐 수 있도록 편집되었던 것으로 가억된다.
초등학교 2학년과 3학년 국어 교과서 내용은 간단하고 재미있는 이야기가 주된 내용으로 이솝이야기며 우리나라에서 전래되어 온 우화가 다수 소개되었다. 돼지 12 마리가 대당 돼지의 인솔로 소풍을 가서 대장 돼지가 모두 다 왔는지를 헤아려 보는데 헤아리는 자신은 빠뜨리고 계속 한 마리가 없어졌다고 소란을 피우는 이야기가 있다.
또한 이 국어 교과서에 여우와 두루미가 서로 집에 초대하여 음식을 대접하는데 여우가 대접할 때는 음식을 쟁반에 내어 놓아 두루미가 먹기 어려웠고 두루미가 초대하여 음식을 대접할 때는 병 속에 음식이 들어 있어 여우가 먹을 수 없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초등학교 3학년 국어책에 “3년 고개”라는 이야기가 있은 것으로 기억된다.
옛날 어느 마을 고갯길에서 넘어지면 3년 밖에 더 못 산다는 전설이 있었는데 누가 그 고개에서 넘어져 이제 3년 밖에 못 산다고 생각하고 낙담을 하는데 누가 그에게 가서 한번 넘어지면 3년 산다고 하니 두 번 넘어지면 6년을 더 살 것이고 더 넘어지면 또 3년을 더 살지 않겠느냐고 하여 그 넘어진 사람이 계속하여 넘어져서 오래 살게 되었다는 이야기이다
4학년 교과서에 윤희라는 선비 이야기가 수록된 것으로 기억한다.
그는 여름 어느날 영행을 하다가 날이 어두워져 어느 좀 잘 사는 것으로 보이는 집에 하루 묵어가는 것을 허락받고 저녁 식사를 대접 받은 후 마루에서 쉬고 있는데 그 집 거위가 무엇을 삼키는 것을 보았다.
그런데 그날 밤 주인집에서 보석 구슬이 없어졌다고 난리를 치면서 나그네가 훔친 것이 틀림 없다고 하면서 윤희를 결박하고 다음 날 관가에 데리고 가겠다고 위협하였다. 그러자 윤희는 내일 그 구슬을 찾아 주겠으니 다만 거위를 자기 곁에 묶어 놓으라고 하였다.
다음날 그 보석 구슬이 거위의 대변 속에서 나왔다. 주인은 왜 미리 모리가 삼켰다고 말하지 않았느냐고 물으니 윤희는 만약 자기가 그렇게 말했다면 주인집에서 당장 거위의 배를 갈라 구슬을 찾으려고 할 것 같아 거위를 살리려고 그렇게 했다고 하였다.
5학년 국어 교과서에는 ‘어려운 말’이라는 제목으로 말하기 어려운 말 중에 “뜰의 콩깍지가 깐 콩깍지인가 안 깐 콩깍지인가”라는 말이 빨리 말하기 어려운 말의 하나라고 예를 들고 그러나 이러한 말보다 정말로 어려운 말은 “예와 아니오”라는 말이라고 가르치고 있다. 누가 어디 가자고 하였는데 “예”라고 대답하고는 그 약속을 지킬 수 없어 곤란하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실린 것으로 기억된다.
6학년 국어 교과서에 “태산이 높다 하되 하늘 아래 뫼이로다.”로 시작되는 양사언의 시조를 비롯하여 우리나라 전래의 여러 시조를 소개하고 있는 것을 기억된다.
또한 동요(童謠)와 동시(童詩)가 게재되었는데 그중에 “어린아이가 꽃밭에서 놀다가 넘어졌습니다. 정강이에는 새빨간 피. 아이는 그만 으아하고 울었습니다. 한 참 울다 자세히 보니 그것은 피가 아니라 새빨간 꽃잎이었습니다”라는 글도 있었다.
또 어린이들이 놀다가 점심때가 되어 해가 구름 속에 가리어져 추워지자 아이들이 하가 밥 먹으러 갔다고 생각하고 “해야 해야 나오너라 빨리빨리 나오너라. 김칫국에 밥 말아먹고 빨리빨리 나오너라”라는 글도 소개되었고 옛날 유명한 시인이 대동강 부벽루에 올라 보이는 경치를 시로 쓰려고 하였는데 첫 문장을 쓰고는 아름다운 경치를 묘사할 수 있는 다음 글이 아무리 애를 써도 생각이 나지 않아 엉엉 울고 말았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초
등학교 1학년 셈본 교과서는 한 자리 숫자의 덧셈과 뺄셈을 연습하는 것이 주된 내용이었다. 초등학교 2학년 교과서에 두 자리 수 이상 숫자의 덧셈 뺄셈과 곱셈과 나눗셈을 익히는 내용이 나오고 3학년에 분수가 나온 것으로 기억된다.
4학년 셈본 교과서는 소수와 분수 계산법과 기초 도형과 각도를 익히게 하는 내용이 있었으며 5학년 교과서에 4칙 연산이 나오고 도형의 넓이와 부피를 계산하는 것이 나왔으며 6학년 교과서에는 높은 단위의 숫자 계산 익히기와 백분율 계산과 여러 가지 응용문제가 등장하여 예를 들면 원가의 10% 이익을 남기고 600원에 판 물건이 있다면 그 물건의 원가가 얼마인지를 계산하는 것으로까지 배우도록 하는 내용이 있었다.
1953년 초등학교 3학년부터 사회 과목이 새로 추가되었는데 이 과목에서 교통신호의 의미를 알게하는 등 일반생활에 필요한 지식과 세계의 사회생활을 소개하는 내용이 있었는데 에스키모인들이 이글루라는 얼음집을 지어서 산다는 내용도 있은 것으로 기억된다. 4학년 사회 교과서에는 세계 주요국의 지리가 소개되어 여러나라의 도시 이름이며 세계의 중요한 하천과 산맥등이 소개되었고 6학년 사회 교과서는 우리나라 역사를 배우게 하는 것이었다.
1954년부터는 교육 분야에서 전쟁의 상흔이 거의 가시어 초등학교 교육도 거의 정상화된 것으로 회상되는데 그해 초등학교 4학년 교과서에 처음으로 ‘자연’과목의 교과서가 추가되었다.
4학년 자연 교과서는 비와 눈이 어떻게 내리는지등 생활에 필요한 기초 과학 지식이 소개되었는데 1955년 5학년 자연 교과서에는 자석의 성질, 바람의 종류 등 다양한 분야의 과학지식을 익히도록 되어있었으며 6학년 자연 과목은 기생충에 대한 것을 포함한 보건에 관한 내용과 천체의 운동, 24절기와 같은 계절의 변화 원리등 오늘날 지구과학에서 다루어질 내용의 기초를 배우게 하는 내용이었다.
우리들 세대의 중학교 생활이 시작된 1957년은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전쟁의 후유증을 벗어나 교육도 본 괘도에 올라 학생들이 경쟁적으로 열심히 공부하게 되었다.
중학교 1학년은 국어, 수학, 영어, 국사, 한국지리, 생물, 물상, 한문, 도덕, 실과, 음악, 미술, 체육 등 모든 과목에 교과서가 있었고 사회과목으로 2학년 교과서는 한국사, 한국지리 대신에 세계사, 세계지리리가 있었고 3학년 사회 과목교과서는 국내정치와 유엔을 포함한 국제정치, 외교에 관한 내용이었다.
이들 교과서들 중에 국어와 국사의 경우는 문교부에서 발간한 국정교과서로 모든 학교가 동일한 교재이었으며 국어는 1학기와 2학기 교과서가 별도로 구분되었으며 다른 과목의 교과서는 1년간의 문교부 검인정으로서 학교마다 저자가 다른 교과서를 선택할 수 있게 하었다.
국어 교과서의 내용은 시, 수필, 소설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쳤는데 1학년 국어 교과서에서는 김영란의 시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같이”의 시가 포함되어 있었고 2학년 교과서에는 우리나라 개화기부터 한국을 도운 언더우드(Underwood) 집안의 2세인 원한경(元漢慶:원명:Horace Horton Underwood)박사의 전기가 수필형식으로 게재되었으며 조선 시대의 어느 여인이 자기 친정집의 친척이 연경에 사신 일행으로 다녀오는 길에 구해준 바늘을 부러뜨리게 되어 그 부러진 바늘을 제사 지낸다는 조침문(弔針文)이 실려있었으며 3학년 교과서에는 조지훈의 시, 승무(僧舞), 유진오의 단편소설 어느 부자집의 흥망성쇠와 함께 시대가 변하여 인생무상을 느낀다는 내용인 창랑정기(滄浪亭記)가 실렸다.
중학교 1학년 수학 교과서는 정수, 자연수, 음수, 양수, 유리수, 무리수 등 수의 개념으로부터 시작하여 선분(線分), 소인수 분해(素因數分解), 동위각, 엇각,도형 등을 배우게 하였으며 2학년 교과서는 대수(代數), 일차방정식, 연립방정식, 1차함수, 연비(連比), 삼각형의 합동과 닮은 꼴의 조건, 삼각형의 5심, 피타고라스 정리, 삼각함수, 원(圓)등을 배우게 하였고 3학년 교과서는 인수분해, 2차 방정식, 2차 함수 기초 등에 관한 내용이 있었다.
우리가 배운 영어 교과서는 홍봉진이 저자로 되어있는 “Union”이라는 이름의 책이었는데 이 교과서는 Willie와 Shally라는 이름의 두 학생을 등장시켜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었는데 1학년 교과서는 I am a boy. I am a girl. 로 시작되었으나 2학년 교과서에는 아라비안 나이트에 나오는 내용에 관한 것도 수록되었고 3학년 교과서는 해석하기가 제법 까다로운 복잡한 문장도 게재되었다.
과학 과목은 생물이외에 화학과 물리에 나오는 내용을 종합하여 물상이라는 과목의 교과서가 있었다.
1학년 생물은 식물에 관한 내용이고 2학년 생물은 인체에 관한 내용이고 3학년 생물 교과서는 멘델의 유전법칙 등에 관한 내용이 주된 것이었다.
1학년 물상 교과서에는 원소기호를 익히는 것이 포함되었고 2학년 물상은 볼록거울, 오목거울과 렌즈에서 초점거리의 안과 밖에 각각 물체를 두었을 때 상(像)이 어떻게 맺히는지에 관한 내용이 포함되었으며 3학년 교과서에는 정전기의 발생원리,, 전기와 자기(磁氣)의 생성, 열의 전도, 대류, 복사, 기화열, 액화열 등의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가억한다.
1959년 우리들이 중학교 3학년 때 아마도 상급 교육기관에서 국제적으로 원자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현상에도 불구하고 그 당시 교과서에 원자력과 관련된 내용이 수록되지 않은데 따른 문제점을 인식한 때문인지는 모르나 학교에서 선생님들 중에 이 분야에 관심을 가지는 선생님을 선정하여 원자학 분야의 연수를 받게 한 후 학생들에게 교과서없이 원자학에 대한 수업을 하도록 한 것 같다.
그리하여 우리들은 중학 3학년 때 생물 선생님으로부터 교과서 없이 원자학의 기초에 관한 수업을 받았다. 원소에서 원자핵이 어떻게 구성되며 중성자, 양자, 전자의 개수가 상호 어떤 관계를 가지는지, 전자는 궤도상 어떤 배치로 이루어지는지 등에 대한 기초지식을 가질 수 있게 하었다.
실과 과목의 교과서는 중학교 1학년 교과서는 정원 만들기등 일상 생활상의 작업에 관한 내용이었던 것 같고 2학년 때는 꽃과 농작물에 관한 기초지식을 배우게하는 주로 농업과 관련되는 것이었으며 3학년 때는 상업에 관한 것으로 부기(簿記)작성에 필요한 대변(貸邊), 차변(借邊)에 자본금, 자산, 이자, 부채 등을 기입하는 방법에 관한 내용이 있었다.
한문 교과서는 단순히 한자(漢字)를 익히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한문장(漢文章)으로서 선생님이 토를 달면서 해석을 하여야 하는 수준이었다.
우
리들 세대는 해방이후 혼란기와 한국전쟁의 참화를 겪으면서 한국의 산업과 민주주의 발전에 조금이라도 기여할 수 있었다면 그 연원은 위와 같은 교과서를 통하여 선생님들로부터 획득한 지식이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출처 : yshwang4528님의 블로그 : 네이버 블로그 (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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