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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주장, 시평, 논문

영화 건국전쟁을 관람하고

 

서울의 봄이 1천만 관객을 초과하는 성황리에 상영되었다.

이를 본 극우 보수들은 마음이 불편하였다.

편향되었다느니 왜곡되었다느니 하는 평을 쏟아내었다.

이분들의 막힌 마음을 펑 뚫러주는 영화가 때맞추어 나왔는 데 건국전쟁이다.

보수들은 이 영화에 열광하였다.

영화 관람을 독려하고 젊은이들이 영화를 보면 관람료를 대납해 주기도 하였다.

이 영화를 보수측에서는 아주 잘된 영화라고 극찬을 하고 이승만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바꾸고 감추어졌던 진실을 알게 되었다고 했다.

이승만에게 비판적이었거나 진보성향의 일부는 왜곡되고 편향된 시각에서 제작된 영화라고 혹평을 하는 등 같은 영화를 두고 양쪽의 시각이 너무 극명하게 갈렸다.

필자는 건국전쟁이 왜 논란이 있는지 알고싶었다.

며칠을 벼르다가 영화를 보게 되었다.

 

서울의 봄은 이승만 대통령의 생애와 이대통령이 살아온 시대에 대한 역사적 사건 이에 대한 평가를 다룬 영화다.

공과(功過) 중 주로 공을 다루었고 과애 대해서는 감추거나 아니면 변명하거나 왜곡시키고 축소하였다.

 

영화 처음에는 객관적으로 다루는 것 같았다.

그러나 영화가 전개될수록 감추거나 사건을 축소하거나 왜곡된 것이 증가되고 신격화를 하는 정도가 깊어졌다,

현실 정치인 한동훈이 이승만 대통령의 토지개혁을 언급하는 것은 티라고 할 수 있고 어느 정치 집단이 이 영화의 제작을 원했는가를 극명하게 드러낸 것이었다.

영화에 해설자로 등장하는 인물들 유석춘교수 이호 목사 트루스 포럼 대표 등은 주로 뉴라이트 계열이나 보수 편향적 인물들로 이승만에 대한 또 다른 견해를 가진 인물들의 평가나 관점은 배제되어 편향된 작품이 되었다고 평가할 수밖에 없다.

이승만이 미국으로 망명하기 전 국내에서 활동했던 내용은 거의 취급되지 않고 미국으로 망명한 이후부터의 활동이 다루어졌다.

이박사의 탁월한 국제정세를 읽는 감각과 애국심 외교를 통한 독립운동 등이 부각되었다.

상해 임정의 초대 대통령이었는 데도 이에 대하여서는 지나가는 정도의 언급만 있었을 뿐이;다.

이박사의 상해 임정에서의 활동이 거론할 것이 별로 없어서인지 아니면 임정의 공적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하거나 비중을 두지 않는 심지어는 지우고 싶어하는 측의 시각이 반영되었는지도 모른다.

독립운동에 대해서는 주로 미국에서의 활동에 집중되었다.

교민들의 계몽을 위한 활동, 차세대 교육을 위한 활동, 미국인들에게 대한민국의 독립의 필요성과 당위성을 호소하는 강연 저술 외교적 활동을 거론하며 이박사가 얼마나 독립을 위한 충정과 진정성을 가지고 활동했는지를 설명했다.

 

현장을 발로 뛰는 취재와 충실한 자료수집을 위한 노력은 이 영화에서 높이 평가할 부분이다.

 

해방 후의 이박사의 발자취와 대통령으로서 공과에 대한 평가는 많은 논란을 제기하고 있다

한마디로 PR이라는 말로 요약할 수 있다.

피할 것은 피하고 알릴 것은 알린다는 뜻이다.

공이 되는 부분은 부각시켜 알리고 過가 되는 부분은 숨겨 드러내지 않거나 축소 왜곡시키거나 다른 관점을 가지고 논란이 되는 부분을 덮고 가는 방법을 썼다.

미시적으로는 거짓이나 허위자료는 쓰지 않으려 노력했으나 크게 보면 진실을 감추고 있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 특히 좌파라는 사람들은 남북분단을 이승만의 과오로 보고 있다.

필자는 남북 분단이 이승만의 과오만은 아니고 그 책임을 이승만 개인에게 뒤집어 씌우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

영화에서는 남북 분단을 소련의 책임으로 돌리고 있다.

그러나 남북 분단의 근본적인 원인은 미국과 소련의 공동책임이다.

미세한 부분에서 이승만 김일성 좌우익의 책임이 있다고 본다.

해방 후 남북 모두에서 자생적인 정부조직의 움직임이 있었다

소련이 북한에서 공산주의 정권을 수립하려는 큰 그림을 가지고 북한의 공산주의자들을 조정해서 정권수립을 추진했다면 미국이 남쪽에서 여운형 등에 의해 자생적으로 일어나는 정부 조직의 움직임을 봉쇄하고 임정의 정통성을 인정하지 않고 이승만을 앞세운 친미정권 수립을 시도하였음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분단 정권의 수립을 인정하지 못하고 끝까지 통일 정부를 수립하려 했던 것이 김구였다고 볼 수 있다.

 

영화는 무장독립 투쟁을 폄하하고 있다. 무장독립세력이 병력도 얼마 안되고 의미없는 투쟁을 했다는 것이다.

영화는 김구를 격하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중국측 인사 유어안의 증언을 가지고 김구가 북한의 남침과 적화통일을 예견하고 정부수립에 협조하지 않았다고 하고 있다.

유어안의 증언은 1948년의 김구가 평양을 다녀오고 나서 유어안에게 심경을 토로한 것을 증언하고 있다.

기밀은 보존기간이 있다.

길어도 50년이 지나면 기밀 해제가 된다.

아마 2000년경에는 기밀해제가 되었을 것이다.

이는 연구자들에게도 알려졌을 것이고 연구자들은 이를 교차 비교평가하였을 것이다.

신뢰도에 문제가 있다고 평가했을 것이고 그래서 묻혀있던 자료인데 뉴라이트라고 하는 새로운 史觀을 가진 집단에 의해 빛을 보고 재조명을 받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청산리 전투 등의 무장 투쟁을 자유시 참변의 피해로 덮는 것도 임시정부를 지우고 미국에 의한 독립, 이승만에 의한 대한민국 건국과 한국전쟁이라는 국난극복을 강조하려는 시도로 본다.

김원봉의 무장 독립운동 공로를 폄하하고 홍범도 장군을 육군 사관학교에서 추방한(김좌진 이범석 이회영 이청천도 같이 추방하려고 시도) 조치는 뉴라이트 사관이라는 일관된 역사인식의 흐름으로 설명이 될 수 있다.

여기서 대한민국이 존재하는 것은 오직 미국이 일본을 물리쳤고 한국전쟁에서 피를 흘려 싸워주었고 이승만이 대통령으로 탁월한 외교력을 미국의 도움을 받아 정부를 수립하고 건국의 기초를 닦고 한국전쟁에서 나라를 지켰기 때문으로 평가하는 것이다.

나가서 박정희 대통령이 경제건설을 했기 때문에 오늘의 대한민국 번영이 있다고 보는 것이다.

이들은 독립운동이 별 의미가 없었고 독립에 기여하지도 못했고 이승만의 외교를 통한 활동만이 의미가 있었고 미국이 전쟁에서 승리했기 때문에 광복이 되었다고 보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승만을 비판하는 세력을 좌파로 보고 있다.

북한의 관점에 따라 이승만을 평가하고 그 공적을 지우려 한다고 주장한다.

이승만 대통령이 많은 공적이 있음을 높이 평가한다.

미래를 내다보는 탁월한 안목과 국제정세를 읽는 남다른 능력과 나라와 민족을 사랑하는 뜨거운 충정을 가진 분이라는 것을 인정한다.

독립운동에 많은 공헌을 하였고 정부수립과 국가의 기초를 닦는 데 큰 기여를 한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외교를 잘하여 미국을 우방으로 삼고 많은 지원을 끌어들이고 이를 국가발전의 토대로 삼은 것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특히 백년대계를 가지고 교육에 중점을 둔 것은 이박사의 큰 공로다.

의무교육을 실시하고 전쟁 중에도 교육을 멈추지 않고 추진하였고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각급 학교를 설립한 것은 큰 업적이다.

필자는 초등학교 3, 4학년때인지 표지에 원자모형이 그려진 원자라는 책을 받아본 기억이 있다.

기억은 잘 나지 않지만 양자(양성자) 중성자 전자 등의 용어와 원자력에 대한 설명, 소량의 우라늄으로 막대한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는 것과 전기를 생산하는 등 평화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이승만 대통령은 이때 실험용 원자로를 만들어 원자력을 공부할 인력을 해외유학 보냈다고 했다.

해방당시 이공계 박사가 12명밖에 없었다고 하는 데 이러한 과학의 불모지에 제대로 된 공장이 별로 없는 산업의 불모지인 시대에 원대한 미래를 구상하고 이공계 대학을 만들고 유학생을 보낸 것은 이박사의 탁월한 공로다.

영화에서 말한대로 이승만이 깔아놓은 철로 위에 박정희가 기관차를 달리게 한 것이다.

 

이승만 대통령의 가장 큰 공로는 토지개혁이다.

소작농 중심의 농업경영체제를 자작농으로 전환시킨 것은 천지 개벽과 같은 사건이다.

아시아 국가에서 우리나라 외에 다른 나라의 토지개혁이 실패한 것은 맞는 말이다.

베트남과 필립핀도 토지개혁을 했다.

필립핀 사례는 영화에서도 언급했지만 베트남의 사례는 언급되지 않았다.

필립핀과 비슷한 경로를 밟았다.

토지개혁을 통해 농지를 분배했지만 이를 사실상 무력화시켜 다시 몰수함으로 농민은 다시 소작농이 되었고 이를 베트콩이 파고들어 베트남은 적화통일되었고 필립핀은 후진국으로 주저앉고 말았다.

그러나 이승만의 농지개혁은 일부 한계가 있었지만 소작농을 자작농으로 만들어 다수가 농민이던 시대에 지켜야 할 내것을 갖게 하였다.

‘산골짜기에서 온 편지’라는 책을 쓴 미국인으로 우리나라에서 수도원을 운영하며 살았던 토리 신부라는 성공회 신부는 대한민국이 한국전쟁에서 나라를 지킬 수가 있었던 것은 토지개혁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병사들이 목숨을 걸고 지켜야 할 것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나 베트남의 경우 지켜야 할 내땅이 없었고 부패한 정부 때문에 막대한 미국의 원조에도 불구하고 나라를 지키지 못하고 북베트남에게 항복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영화는 이승만의 과오에 대해서는 사실 자체를 드러내지 않고 숨기거나 왜곡하고 변명하고 있다.

제주 4.3과 여순 반란 사태를 정부를 수립하려는 5.10선거를 방해하려는 남로당과 북한의 지령으로 책임을 돌리고 진압과정에서 이루어진 대량 학살을 정당화시키고 있다.

4.3의 발단은 거창한 이유가 없는 단순한 충돌과 가혹한 진압 주민과 경찰의 충돌로 상승작용을 일으키는 과정에 남로당이 개입한 것이고 여기에 군경이 피해를 입게 되자 보복성 학살이 이루어진 것이다.

아무리 남로당과 북한이 개입하였고 제주도민의 무장투쟁이 정부수립을 무산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해도 무관한 어린이와 여자와 노인들까지 학살한 것은 정당화시킬 수 없는 과오인 것이다.

마을을 불태우고 숨어있던 노인과 여자와 어린이들까지 학살한 것은 명백한 과오다.

여순반란사건도 주민들을 끌어다가 재판도 없이 총살한 것도 정당화할 수 없다.

 

국군이 후퇴과정에 감옥에 있던 좌익수를 총살한 것

보도연맹이라는 자수한 좌익경력자들을 전쟁이 일어나자 끌어다가 학살한 것은 씻을 수 없는 과오다.

물론 이들이 북한이 점령하면 적에게 동조할 가능성이 있어 미리 제거한 것이고 박헌영의 장담처럼 남에서 봉기가 없었던 것이 이때문이라고 주장할 수도 있지만 범법행위의 가능성이 있다고 제거한 것은 정당화시킬 수 없다.

 

가장 큰 논란은 한강다리 폭파다.

영화에서는 대통령이 가장 먼저 피란을 가야 하느냐고 했다.

국민 누구도 대통령이 피란을 간 것을 문제삼지 않는다.

이를 트집잡는다는 것은 논점을 흐리는 극우의 논리다.

문제는 서울 시민들은 피란하지 말라고 방송을 한 것이다.

영화에서 대통령이 시민들은 서울에 남으라는 말을 한적이 없다고 했다.

대통령이 직접 말하지 않았다 해도 정부 부서 어디에선가 방송을 한 것이다.

서울시민들은 이 말을 믿고 잔류한 것이다.

피란을 가지 못한 시민들은 석달간 북의 점령하에 온갖 고초를 다 겪었고 많은 희생자가 나왔다

 

9.28 수복후 귀환한 정부는 잔류파와 도강파를 나누어 잔류한 시민들을 부역행위를 했다고 처단하고 투옥하는 등의 행위를 했다.

또 처벌로 그치지 않고 연좌제를 걸어 그 자식과 형제들까지 불이익을 주었다.

한강다리 폭파도 영화에서는 민간인 희생자가 없었다고 하였다.

다리 밑에 부교를 놓아 민간인들은 안전하게 건넜다는 것이다.

그러나 영화 속의 주장은 근거가 박약하다.

희생자가 다리 위의 경찰관 수십명이라는 주장인데 많은 증언과 자료들이 다리를 건너는 중에 다리를 끊음으로 많은 희생자가 발생했다는 기록과 증언이 많은데 민간인 희생자가 없다는 주장이 돌출한 것이다.

납득이 안가는 것은 이승만 대통령 집권기에도 과거 보수정권 집권기에도 한강다리 폭파로 인한 민간인 희생 정설로 인정되어 왔는 데 왜 영화에서와 같은 반론이 없었는가이다.

 

이승만 대통령의 12년간 집권기간 중에 민주주의를 학교에서 교육시키고 언론에 비판의 자유가 어느정도 허용되었고 민주주의가 제한적이지만 실현된 것은 공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장기집권을 위한 파행적 조처, 자유당의 일당독재를 위한 국회의원 부정선거, 제 4대 대통령 부정선거 등 독재와 부정부패가 심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영화에서는 3.15는 야당후보 조병옥의 사망으로 이승만과 무관한 것이라고 하였다.

그리고 이승만이 인의 장막에 싸여 몰랐다는 식의 변명을 하고 있다.

이승만 대통령이 집권하고 있는 기간동안 일어난 일을 대통령의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없는 것이다.

 

요약하면 건국전쟁이라는 영화는 방대한 자료의 수집, 현장을 뛰며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면은 인정이 된다.

하나 하나의 사건은 상당부분 사실에 근거하고 접근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승만 대통령을 현양하기 위해 그의 공로만 부각시키고 과오는 은폐하거나 왜곡시키고 있다.

또 영화를 통해 특정 이념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미리 얼개(型)를 만들어 그 위에 재료를 붙여서 만드는 조각작품 소조(塑造)처럼 유리한 재료만 선별하여 만든 조각작품과 같다고 할 수 있다.

건국전쟁은 사실을 충실하게 기록하여 진실을 밝히는 다큐멘터리 영화라기 보다 뉴라이트 이데오르기에 입각하여 제작된 영화라고 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