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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리지 않는 건국절 제정 주장자들의 속내(최봉호-시인, 캐나다 토론토)

요즈음 국사 국정교과서가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논란의 중심에는 "1948년 8월 15일을 대한민국 정부 수립일로 볼 것인가? 건국절로 볼 것인가?"에 대한 명칭 다툼이 있습니다.

1948년 8월 15일에 대한 논란이 대한민국의 여론을 둘로 가르고 있는 것입니다.

아래의 글은 건국절 주장자들에 대하여 캐나다에 거주하는 최봉호님의 반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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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리지 않는 건국절 제정 주장자들의 속내

                                                                              - 최봉호 토론토 시인 / 2015-11-20 
 
 얼마 전 “건국절 주장자들의 속내는 무엇일까?”라는 졸고를 발표한 후 많은 분들로부터 예상외로 따뜻한 격려를 받았다.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격려를 주신 분들의 반응은 대부분 필자인 나와 같거나 유사한 의문을 가지고 있었다. 그 중에서 몇몇분은 “한인사회의 특성상 목소리를 낮추는 것이 좋을 것이다.”라면서도 한편으로는 응원하는 마음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던 중 어느 분께서 나의 졸고에 화답(?)을 주셨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 


 알고 보니 P씨였다. 그분께서 “건국절 논란의 국제법적 고찰”이라는 글을 발표한 일이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나는 그런 글을 읽어 본 적이 없다. 하물며 그런 글이 있었다는 소문도 들어보지 못한 형편이다. 그러니 그분 글에 대한 의견이나 독후감도 있을 수가 없다. 사정이 이런데 그분께서는 내가 자신의 글에 대한 반론을 제기한 것으로 오해하고 있는 것 같았다. 하지만 절대 그렇지가 않다.


 여하튼 그분의 화답글을 어렵사리 찾아 읽고난 후, 나는 그분의 화답글을 덮어두기로 했다. 왜냐하면 나를 포함해 많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의문에 대한 정답의 본질에서 너무 멀리 벗어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심정으로 이참에 지난번 나에게 공개적인 질문을 유도한 건국절 제정 주장자들의 칼럼에 대해 질문 몇가지 추가하겠다. 


 내가 읽은 건국절 제정 주장자들의 칼럼은 한마디로 요약한다면 비논리적, 비현실적인 언어의 남용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건국절 제정의 당위성보다는 자신의 박식(?)함과 조국에 대한 애국심(?)을 과시하려한다는 느낌을 주었다. 그런 실례는 다음과 같은 의문에서 잘 나타나 있다.

 

  첫째, “1948년 8월 15일 이전의 대한민국 호칭은 국가라는 개념에 불합치 하기 때문에 인정할 수가 없다고 했다.” 그런데 왜? 이승만 초대 국회의장이 강력하게 밀어붙인 제헌헌법에는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민국은 기미 3.1운동으로 대한민국을 건설하여”라고 1948년 8월 15일 이전인 1919년의 기미 3.1운동을 분명히 못을 박았을까? 또한 그는 왜? 제헌국회 개회사에서도 “기미년 3월 1일 우리 13도 대표들이 대한독립 민주국임을 세계에 공표하고 임시정부를 건설하여 민주주의 기초를 세운 것이고, 이 국회에서 임시정부를 계승해서 29년 만에 민국을 공표하며 민국 연호는 기미년에서 가산할 것이다.”라고 강조했을까? 실제로 1948년 9월 1일 발행한 ‘대한민국 관보 제1호’에는 임시정부의 29년을 계승한 연호로 “대한민국 30년 9월 1일”이라고 명백하게 밝히고 있다. 건국절 제정 주장자들의 주장대로라면 그 관보에 ‘대한민국 1년 9월 1일’ 또는 ‘대한민국 건국 9월 1일’로 표기했어야 맞는 것이 아닌가? 이런 엄연한 진실들을 묵살하고 1948년 8월 15일에 대한민국이 건국됐다고 주장하는 그들의 속내는 정말 무엇일까? 


 둘째, 그들은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 건국을 인정하지 않고 있는 사람들은 광복회나 4.19세력이나 종북이념을 가진 사람들이라고 단정했다. 이같은 주장은 이승만 정부가 독재에 방해가 되는 사람들을 빨갱이로 몰아 학살한 논리와 똑같다. 그들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현 대한민국 국민 3분의 2가 광복회나 4.19세력, 또는 종북이념을 가지고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왜냐하면 여론조사기관인 리얼미터가 지난 8월 ‘건국시점에 대한 국민인식 조사’를 했다. 그 결과 63.9%의 국민들이 3.1운동과 임시정부가 수립된 1919년이라고 응답했다. 남한정부가 수립된 1948년이라는 응답은 21%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이같은 현실을 그들은 어떻게 수용하고,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셋째, 미국, 캐나다, 중국, 북한 등 다른 나라는 건국절이 다 있는데 대한민국에는 없다고 주장했다. 그들은 한글 오용에도 부족했는지 외국어 사용에도 오류를 범하고 있다는 지적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그들이 사전에서 찾아 제시한 단어는 분명 “foundation of a nation”으로 우리말로 건국이 맞다. 그런데 그들의 주장대로 이 단어의 뜻대로 건국절을 기념하는 국가는 지구상에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캐나다는 Canada Dominion Day(7월 1일), 미국은 ‘Independence Day(7월 4일)’ 이스라엘은 Yom Haatsmaout(독립기념일). 독일은 The Day of German Unity10월 3일), 북한은 ‘정권창건일(9월 9일), 프랑스는 ’혁명기념일‘(7월 14일)과 ’종전 기념일‘(5월 8일), 인도는 ’독립기념일‘(8월 15일), 중국은 ’National Day‘(국경절, 10월 1일 첫째주간)이고 영국은 건국절에 대한 개념과 기념일이 애시 당초 없는 나라이다. 이상과 같이 건국이란 단어를 사용하고 있는 나라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 그들은 왜? 독립기념일이란 단어를 “foundation of a nation.”이란 언어로 오용하고 있는 것일까?

 

 넷째, 지난번에도 언급했지만, 1948년 8월 15일이 건국일이 맞는다면 이승만 전 대통령이 왜? 그냥 있었겠는가?이다. 그는 자신의 집권욕을 충족시키기 위해서 갖가지 정치 파동을 일으킨 장본인이다. 전쟁 중에도 깡패들을 동원해 국회의원들을 잡아가두고, 편법을 동원해 헌법을 몇번씩이나 제 맘대로 뜯어고친 인물이다. 수많은 양민과 정적을 학살해가면서 자신의 정치적 욕망을 배불린 사람이다. 반면 독립운동가를 잡아들이던 골수 친일경찰이 반민특위로 체포되자 석방시키고, 아예 반민특위를 해체시켜 버렸다. 


 또한 세종대왕께서 1443년에 창제하신 한글을 자신이 사용하기가 불편하다고 3개월 이내에 뜯어고치라고 명령하기도 했다. 미국 체류시 국적을 일본인이라고 당당히 기록했던 그답게 한글을 조선총독부에서 만든 언문철자법과 비슷하게 고치라고 수차례 하명을 했던 사람이 대한민국의 초대대통령 이승만이다. 그런 막강한 독재자였으니 건국절 제정쯤이야 누워서 식은죽 먹기였을텐데, 왜? 그가 그때 제정을 안했느냐?이다. 이 질문에 대한 명쾌한 대답은 건국절 제정 주장자들의 몫이다. 


 다섯째, 건국절 제정 주장자들은 모두 친일파 아니면, 친중파, 또는 종북파라는 오해에서 자유스럽지 못하다. 왜냐하면 그들의 주장대로라면, 1948년 8월 15일 이전에는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이 동북공정으로 우리 옛 영토를 자기네 것이란 주장이나, 일본이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는 주장에 확실한 근거를 제공하게 되고, 같은 민족, 같은 나라였던 북한을 전혀 다른 나라로 인정, 남북통일의 당위성을 훼손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혹시, 건국절 제정 주장자들의 속내가 이런 사태를 갈망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문스럽다. 아니라면 무엇일까?

 

 

 

출처 : 풀리지 않는 건국절 제정 주장자들의 속내   - 최봉호 토론토 시인 / 2015-11-2                                                                        

            http://blog.daum.net/bong313/179324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