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느삼은 학명이 'Echinosophora koreensis'인 콩과 식물이다.
개미풀이라고도 하며 우리나라에서만 자라는 개느삼속(―屬 Echinosophora)의 하나뿐인 식물이다.
1918년 북청 근처에서 처음 채집되어 평안북도와 함경북도에서만 자라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으나 강원도 양구 근처에서도 발견되었다. 싹이 잘 트고 잘 자라지만 키가 1m 정도로 작기 때문에 교목들 아래에서는 자라기가 힘들며 식물원 등지에 널리 심는다.
강원도 양구군 양구읍의 개느삼 자생지는 천연기념물 제372호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다(1992. 12. 23).
이상은 다음 백과사전에 나와있는 개느삼에 대한 설명문의 일부다.
위에 나와있는 내용대로 개느삼은 북부지방에만 자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그런데 필자의 고향인 양구에서 개느삼이 발견되었다.
개느삼 분포의 남한계가 훨씬 남쪽으로 내려 오게 된 것이다.
필자가 개느삼이 생각나서 인터넷을 검색하여 보니 남한에서 개느삼을 발견한 분은 서울대 이창복 교수님이라고 한다.
그리고 개느삼이 발견된 일화가 간략하게 소개되어 있었다.
그런데 필자가 기억하고 있는 내용과 다소 차이가 있어 필자가 기억하고 있는 내용을 알리고자 한다.
필자가 모교인 양구중학교에 첫발령을 받아간 것은 1974년이었다.
그때 중학교 과학과 고등학교 생물을 가르친 분이 이병창선생님이었다.
이병창선생님이 개느삼에 대해 설명을 했다. 남한에서는 양구에서 유일하게 자생하는 희귀한 식물이라고 했다.
개느삼과 꽃도 보았다. 아마 그때 이선생님은 개느삼에 대해 연구하고 있었던 것 같다.
필자가 개느삼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동기는 그때부터였다.
신혼때인 1976년 우리집에서는 조선일보를 구독하였다.
서울대 교수님(이름은 기억나지 않음)이 나무(식물)의 이야기인지를 연재하였는 데 재미가 있어서 관심을 갖고 읽었다.
그런데 개느삼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40여년 전이지만 워낙 인상깊게 읽었기 때문에 또렷하게 기억난다.
인터넷에 나온 내용은 서울대에서 어느 학생이 개느삼에 대해 물었고 양구에서 채집한 것이라고 해서 양구에 와서 한전국민학교에서
확인했다는 것이다.
서울대 교수가 양구에 오게 된 동기는 위의 내용이 맞을 수도 있다.
그런데 조선일보에서 읽은 기억은 다음과 같다.
당시에는 여름방학 숙제로 식물채집이나 곤충채집이 부과되었다.
교수님들은 학교에 들러 채집된 식물 표본을 보았다고 한다.
양구중학교에 들려 생물교사(윤병덕 선생님)를 만났고 채집된 표본들 중 개느삼을 찾았다고 했다.
표본에는 채집자의 이름과 채집 날짜, 장소가 기록되어 있다.
교수님은 선생님과 그 학생과 함께 한전리에 가서 인근 야산을 헤매다가 우여곡절 끝에 개느삼을 찾았다고 했다.
이때가 1965년이었다.
필자가 1980년대 초 횡성군 갑천고등학교에 근무할 때 은사님이신 윤병덕 선생님은 횡성중학교 교감으로 재직하고 계셨다.
횡성 교육청에 출장을 갔던 나는 횡성중학교에 들려 선생님을 찾아뵈었다.
선생님께 신문에서 읽은 개느삼 발견 일화를 말씀드렸더니 선생님께서는 식물채집을 해온 학생이 필자의 1년 후배인
황영풍(경기도에서 경찰관으로 근무, 10여년전인가 강력범 수사 관계로 인터뷰를 하는 것을 본 적이 있음)이라고 하셨다.
한전초등학교 인근에서 어렵지 않게 개느삼 군락지를 발견하였다고 하셨다.
10여년후인 '90년경 필자는 1년 후배의 재혼 결혼식에 온 황영풍을 만났다.
황영풍에게 조선일보에서 읽은 내용과 윤병덕 선생님에게 들은 내용을 이야기했다.
황영풍은 개느삼 발견 일화를 다음과 같이 이야기해 주었다.
개학날이 다되도록 숙제를 하지 않았다고 한다. 동생에게 어디서 식물을 채집해 오라고 시켰다고 한다.
동생이 식물을 채집하여 왔고 이것을 표본으로 만들어 제출했다고 한다.
교수님들과 같이 가서 동생을 데리고 자생지를 찾았다고 했다.
이것이 필자가 알고 있는 개느삼 발견의 일화다.
1976년 조선일보에서 연재 기사를 확인하면 정확한 재구성이 가능할 것이다.
조선일보에 연재된 기사를 읽은 기억을 토대로 개느삼 발견과 관련이 된 윤병덕 선생님과 황영풍에게 확인한 것이니
발견 과정이 큰 착오는 없으리라 생각한다.
과학사에는 우연한 발견으로 과학발전에 큰 기여를 한 이야기들이 많다.
그러나 우연도 준비된 사람이 아니고서는 포착할 수 없다.
만약 선생님이 관심을 가지고 표본을 확인했다면 개느삼 발견의 공로는 선생님이 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식물학을 전공한 학자가 아닌 선생님의 역량으로 평생 한번도 못본 개느삼을 동정(同定)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과학을 가르친 필자도 만약 같은 상황이 왔다고 해도 이를 확인하는 영광을 누리지 못했을 것이다.
개느삼은 1992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다고 한다.
개느삼은 양구 특산의 식물로 당당하게 자리매김을 한 것이다.
============================================================================
맨 위 왼편이 윤병덕 선생님. 양구중학교 제 9회 졸업(1965) 앨범에서
개느삼의 모습
개느삼 발견 이야기 G1방송
http://www.g1tv.co.kr/program/index.php?PGM_ID=D100000001&code=player&IDX=4277
'전해들은 이야기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실 온 어른들에게서 들은 일제 시대 이야기(2) (0) | 2016.02.01 |
---|---|
마실 온 어른들에게서 들은 일제 시대 이야기 (0) | 2014.07.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