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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 묵상의 글

점집에서 만난 옛 교회 집사와 주일학교 학생

 

15년전쯤 시골에서 근무할 때였다.새로 부임한 음악 교사가 필자가 교회학교 교사를 할 때 초등부에 다녔던 주일학교 제자였다.
제자의 오빠와 필자의 동생이 친구이기에 간간히 소식을 듣기는 했지만 만난 것은 그가 초등학교를 졸업한 후 처음이었다.
노래를 잘불러 어린이 성가대원으로 활약했는 데 음악교사가 되어 있어서 반가왔다.
그 제자(임선생)는 벌써 30대 중반이 되어 결혼도 했고 초등학교에 다니는 딸도 있어서 세월의 빠름을 느낄 수 있었다.


어느날 임선생이 나에게 그냥 웃어 넘길 수만은 없는 이야기를 했다.
친구를 따라서(여교사들 중에 점집을 찾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점집에를 갔다고 한다.
임선생이 점을 치려는 것은 아니고 같이 가자고 해서 동행을 했다고 한다.
그런데 점을 쳐주는 역술인이 초면이 아니고 어디서 많이 본 얼굴이었다고 한다.
그 역술인도 제자의 얼굴을 보며 어디서 만난 적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고 한다.


한참을 생각하다가 교회를 떠올렸다고 한다.
필자가 전에 다녔던 교회는 당시 수몰지구에서 이전한지 얼마 되지 않아 신도의 수가 적을 때여서 교우들은 거의 안면이 있었다.
점을 보아주는 역술인은 당시 교회 집사였던 분이라고 했다.
집사와 여자 초등생이 점집에서 만난 것이다.
이 우연한 만남에 대한 말을 듣고 여러가지로 생각을 해보았었다.


교회를 다니는 사람은 굿이나 사주, 점 등의 행위를 멀리한는 것은 상식이다.
그런데 교인들 중에도 점이나 사주 등을 보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는 것이다.
자식의 결혼을 앞두고 궁합을 보는 교인들도 많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어느 부흥회에서 부흥강사에게서 들은 이야기인데 작명(作名)을 해주는 장로님도 계시다고 했다.
또, 예언 기도를 하는 권사님도 계신데 앞일에 대해 물으면 기도를 하고 답을 해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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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에 순복음 교회에서 발행하는 잡지인 신앙계에서 어느 역술인이 쓴 기사가 생각난다.
그는 사주를 전문으로 보는 사람이었는 데 신문에 난 유명인들의 생년월일을 보고 사주를 보곤했다고 한다.
그런데 사주가 전혀 맞지 않는 경우가 있었는 데(사망하거나 망했어야 하는 데 활동하는 경우)
왜 맞지 않는지 그 원인을 구명하다가 공통점을 발견했다고 한다.
사주가 맞지 않는 분들의 종교가 기독교였다고 한다.
그분의 말에 의하면 예수 그리스도를 믿어 하나님의 자녀가 된 순간 우리의 운명은 바뀐다는 것이다.
그러기 때문에 사주가 맞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이 사실에서 큰 깨달음을 얻고 신앙생활을 하게 되었다는 간증이었다.


무속을 연구한 분 중에 김열규 교수라는 분이 계신다.
그분이 특강을 하는 것을 오래 전에 들은 적이 있다.
아주 유명한 무당을 면담한 적이 있는 데 교수님이 묻는 것을 아주 잘알아 맞추었다고 한다.
아들의 여자 친구에 대해서 묻자 용모를 거의 정확하게 맞추었다고 한다.
손으로 주머니 속의 동전을 몇개를 집고 집은 동전의 갯수를 묻자 정확하게 맞추었다고 한다.
그런데 교수님이 동전을 몇개를 집었는지를 모르는 상태에서 묻자 무당은 동전의 갯수를 알아맞추지 못했다고 한다.
김열규 교수는 유명한 무당이 내담자의 현재 상태를 알아맞추는 것은 내담자의 마음을 읽기 때문이라고 했다.
내담자가 모르는 것은 맞추지 못한다는 것이다.
무당이 미래를 예언하는 것은 그의 현재 상태와 지금까지의 삶을 읽고 이를 근거로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기 때문에
과거를 잘 맞춘다고 해서 미래를 잘 맞춘다고 볼 수는 없다느 것이다.
다만 내담자의 과거와 현재를 알기 때문에 미래에 대한 적중율을 높힐 수는 있지만 미래를 온전히 알아맞추지는 못한다는 것이다.


그렇다. 미래는 내가 만들어 가는 것 같아도 크리스천에게 있어서 미래는 하나님의 인도하심과 이끄심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이다. 하나님의 섭리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지 인간의 의지에 따라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필자의 경우 필자가 어렸을 때 선친께서 사주를 보아두신 것이 있다.
선친이 생전에 연초에는 내 사주를 꺼내 보시고 이야기를 하신 적이 있는 데 맞은 것이 꽤 많았다.
선친이 별세하신 후에도 사주를 폐기하지 않고 그대로 두었다.
그러나, 한번도 펴본 적이 없었다.
사주는 환갑때까지 운세를 기록한 것이라고 해서 40년 가까이를 밀봉한 채로 두었다.
환갑이 지난 후 판도라 상자를 열듯이 사주를 꺼내어 보았다.
한지에 붓으로 써서 기름을 먹였기 때문에 좀이 먹지도 않고 변질이 거의 되지 않은 채 50년이 넘도록 보존되어 있었다.
이를 읽어 보려 했으나 한문 실력이 짧아 잘 읽을 수는 없었지만 사주에는 국가의 록을 먹을 것이라는 내용이 있었다.
필자가 공직에 있다가 은퇴를 했으니 사주를 본 분의 예측이 맞았다고 할 수 있다.
한문을 잘하는 분에게 해석을 해달라고 생각을 하고 있는 데 아직 정확한 풀이는 하지 못했다.
내가 궁금해 하는 것은 사주의 예측을 믿어서가 아니고 필자의 사주에 기록된 내용과 필자삶이 얼마나 일치하는지다.


나의 길을 인도하시는 분은 주님이라고 믿었기에 궁금할 때도 있었지만 필자의 사주를 열지 않고 40년을 기다렸다.
어떤 내용일까 지난 것이지만 궁금하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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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미래를 모르고 산다.
그러기 때문에 때로는 불안하기도 하다.
그러나, 미래를 모른다는 것은 어떻게 생각하면 축복이기도 하다.
만약에 앞날을 모두 알 수 있다면 그런 삶은 재미가 없을 것이다.
미래에 대한 궁금증도 없을 것이고, 미래에 대한 희망도, 설레임도 없을 것이다.
앞으로 자기의 배우자가 될 사람을 확실히 모르기 때문에 젊은 시절 이성에 대한 설레임도 있었고
미래를 모르기 때문에 미래에 대한 희망과 앞으로 무엇이 되겠다는 목적을 가지고 노력할 수도 있는 것이다.


옛날에 황제가 될 팔자를 타고 태어난 사람이 있었다고 한다.
그는 평생 황제로 등극할 날을 기다렸다고 한다.
이때나 저때나 자신을 황제로 모셔갈 날을 기다리다가 늙어서 죽게 되었다고 한다.
숨이 넘어가기 직전에 아들을 불러 "황제가 붕하신다. 황후를 불러라"라고 했다고 한다.
죽기 직전 자칭 황제 노릇을 한번 했다는 이야기였다.
내가 어려웠던 시절 영국의 디즈랠리 수상이 말했다는
"사람은 운 불운을 자신이 만든다. 그리고 이것을 운명이라고 부른다."라는 말을 상기하곤 했었다.


그렇다. 우리의 운명은 우리가 만들어 가는 것이고, 우리의 노력에 따라 미래의 모습이 달라지는 것이다.
우리의 삶은 하나님의 섭리와 인도하심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기 때문에 알 수 없는 것이고
우리는 다만 우리가 바라는 것을 기도하고 간구할 뿐이며 결정하시는 분은 하나님이심을 믿을 뿐이다.


2012. 1.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