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처음 교회를 다닐 때였다.
1969년에 교회를 다니기 시작했는 데 1971년 초의 일이니 어려서 교회를 다닌 경험이 없는 나에게 교회에서 행해지는 일들이 생소하였다.
'69년부터 1년간 감리교회를 다니다가 우리 집에서 가까운 곳에 소양댐 수몰지구에서 이전해 온 교회가 설립되어 3월부터 가까운 교회를 다니게 되었다.
수몰지구 보상을 받아 부지를 마련하고 건물을 지어서 시내로 왔으나 교회를 따라 이주해 온 몇 가정 외에는 교인이 없는 개척교회나 마찬가지였다.
필자와 같이 전입하여 온 3명이 자연히 교회에서 여러 일을 맡아서 하게 되었다.
나는 처음 나갔던 교회에서 교회학교 교사를 몇달간 했고 고등부 교사로도 임명되었기 때문에 일천한 교사 경험이 있었다.
같이 다니게 된 친구와 후배는 교사 경험이 전혀 없이 주일학교 교사를 맡게 되었다.
모르면 용감하다고 했다.
새로 이전해 나온 교회는 어린이 주일학교를 인도할 교사 자원이 부족하였다.
먼저 다니던 교회에서 교회학교 교사를 한 경험이 몇달 있을 뿐 교회 출석 1년도 안되었지만 워낙 사람이 없으니 예배를 인도하고 어린이 설교를 하고 교회학교 운영을 총괄하는 일을 했다.
재주가 많은 후배는 프린트 교재를 만들고 차트를 만드는 등 보조 역할을 잘 수행했다.
같이 온 친구는 새로 교사를 맡아 열심히 기도하며 어린이들을 가르치는 일에 열과 성을 다하였다.
다른 교회에서 이명해 온, 새로 교회에 출석하는 사람들 중 젊은 사람들을 설득하여 교사를 충원하였다.
그 해 여름에 여름성경학교를 하게 되었는 데 먼저 다니던 교회 선생님들이 몇명이 와서 도와주었다.
개척교회에서 예산도 별로 없이 청년 교사 몇명이서 여름성경학교를 운영한 것은 기적같은 일이었다.
그러나 그 해 초겨울 교회에서 분규가 일어났고 내평리에서 시무하다가 교회를 이전하여 온 전도사님이 사임하고 몇 명 안되는 교인들 중 절반을 데리고 가까운 곳에 새로운 교회를 설립하는 선에서 분규가 마무리되었다.
이전해 와서 전도사님 부부가 열심히 전도를 해서 교우들 수도 증가하고 교회가 부흥되어 가는 과정에 닥친 악재였다.
교역자를 새로 모시지 못한 상태에서 1971년 새해를 맞이 하였고 전도사님 사임 후 장로님이 교회를 임시로 이끌어나가고 있었다.
장로님은 남은 교인들의 신앙의 열정을 북돋우기 위하여 부흥회를 실시하였다.
교역자도 부재 중이고 재정도 열악한 상태라 교역자를 부흥사로 모시지 못하고 평신도인 춘천 시내에 있는 침례교회 집사님을 기도를 많이 하고 능력이 있는 분이라고 강사로 모시게 되었다.
민집사라고 하는 30세 정도의 젊은 침례교회 집사님은 기도를 많이 하고 신유 은사를 받은 분답게 통성 기도를 많이 하고 은사 집회를 이끌어 갔다.
병을 치료하기 위한 기도를 하는 데 기적이 일어났다.
내평리에서 교회를 따라 온 청력이나빠 잘 듣지 못하는 황이라는 청년이 있었다.
군 복무 시절 따귀를 맞아 청력이 나빠졌다고 하는 데 작은 소리는 잘 듣지 못하였다.
그런데 그 청년이 귀가 잘 들린다고 했다.
들리지 않던 시계가 째깍거리는 소리가 들린다고 했다.
부흥회에 참석한 교인들은 기적이 일어났다고 믿었다.
집회가 끝나고 얼마가 지났을 때였다.
귀가 잘 들리게 되었다는 청년이 귀가 다시 전처럼 들리지 않게 되었다고 했다.
부흥회 이전의 상태, 환언하면 원점으로 돌아간 것이다.
내평리에서 이주해 온 몇몇 교우들을 제외하고 대부분이 신앙 경력이 일천한 교우들이었다.
아직 교역자는 부임하지 않아 공석 중이고 이 문제를 설명해 줄만한 분이 없었다.
그런데 나이 많은 여자 교우들 사이에서 이 문제에 대한 나름대로의 답(?)이 나왔다.
치유 은사를 받은 청년이 감사헌금을 내지 않아서라는 것이었다.
청년은 춘천 시내에서 생활을 접고 지대가 높아 침수되지 않은 땅에서 농사를 지으러 예전에 살던 고향으로 돌아갔다.
청년이 떠나자 부흥회때의 일도 잊혀져 갔다.
훗날 필자는 부흥회와 같은 집회때 일어나는 기적 중 상당 수가 이례적으로 높은 에너지 상태에서 일어나는 초자연적 현상으로 기적같은 일이 일어났다가 높은 에너지 상태가 가라앉으면 다시 원래의 상태로 돌아가는 경우가 많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황이라는 청년이 신유 집회 중 들리지 않던 귀가 들린 것은 기적이다.
본인이 그렇게 말했고 기쁨에 찬 표정이었으니까 거짓말은 아니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다시 귀가 잘 들리지 않는 원래의 상태로 돌아간 것도 사실이라고 생각한다.
황이라는 청년이 거짓말을 할 분은 아니라고 믿는다.
그렇다면 그가 집회 중 어느 한 순간부터 청력이 회복되어 들리지 않던 소리가 잘 들리게 된 것과 시간이 지나 다시 난청 상태로 돌아간 것은 왜일까?
연세 많으신 여신도들의 말대로 감사헌금을 내지 않아서일까?
그분들도 그 원인을 여러가지로 생각하다가 궁여지책으로 생각해 낸 가설의 하나였을 것이다.
아니면 내가 전에 어디서 읽었던 기사처럼 집회 중 높은 에너지 상태로 높아지며 청력이 회복되어 기적처럼 보였다가 다시 정상 상태로 돌아가며 난청이었던 원래의 상태로 돌아간 것일까?
신유 은사 집회 - 청력의 회복 - 다시 난청 상태로 환원.
반 세기가 넘는 동안 아주 가끔 이에 대한 원인을 생각하여 보았지만 아직 답을 알아내지 못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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