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의 모교인 춘천고등학교는 1924년 강원도 춘천에 춘천고보로 개교한 강원도 최초의 인문계 중등교육 기관이다.
춘천고등학교는 개교이래 100년 가까운 세월동안 세번의 건축을 하게 된다.
첫번째 교사는 일제에 의해 1924년 개교되며 건축된 교사로(신입생이 진급하고 새로운 입학생이 들어옴에 따라 증축이 이루어졌을 것이다) 1950년 한국전쟁시기에 파괴될 때까지 배움의 전당이 되었던 건물이다.
두번째 교사는 필자가 공부한 교사로 한국 전쟁후 1955년에 준공되어 2008년 현재 사용되고 있는 건물이 신축될 때까지 사용되었던 건물이다.
이 건물은 전후 어려운 시기에 선배들의 피와 땀, 학부모와 교직원들과 강원도민들의 관심과 지원, 국군과 미군의 지원, 문교부와 강원도의 적극적인 행정과 김병로 교장선생님의 헌신이 바탕이 되더 건축된 건물이다.
건물은 아주 견고하고 튼튼하여 신축교사가 건축된 2008년까지 반세기인 50년을 넘게 사용되었다.
필자는 2014년 춘천고 90년사 편찬위원을 하며 당시 김병로 교장선생님이 춘천고 교사 건축과정을 꼼꼼하게 사진으로 기록하신 자료를 접하고 크게 감동을 받았다.
특히 김병로 교장선생님은 1924년 춘천고보가 개교할 때 유일한 조선인 교사로 부임하여 선배들을 가르쳤고 1952년 춘천고의 교장으로 부임하여 1960년까지 재직하신 분이다.
교장선생님의 춘천고에 대한 애정은 각별하셨다.
필자가 고교에 재학하던 (1965-68) 당시에도 개교기념일에는 교장선생님이 참석하셔서 기념사를 하셨다.
1954년 4월 22일 춘천고등학교 교사 신축 계획이 수립되고 1954년 5월 15일 기공식이 있게 된다.
춘천지구 미군 사령관과 강원도 도지사가 기공식에 참석한 것을 보면 강원도와 미군 주둔군이 춘천고 교사 신축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었는가를 알 수 있다.
1954년 4월과 5월은 1953년 7월 27일 휴전이 되고 1년도 안되는 시기였다.
전후 복구에 많은 예산이 필요한데도 우선적으로 춘천고 교사를 신축한 것으로 보아 당시 국민들과 당국자들이 교육을 중시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고 이러한 교육열이 우리나라 발전의 원동력이 되었음을 알 수 있다.
춘천고 교사 신축 당시의 교지를 보면 자갈을 깨는 장비가 고장으로 사용할 수 없어 소양강변에서 선배들이 자갈을 모았다고 한다. 이렇게 선배들이 자갈을 모으면 군부대의 차량이 자갈을 운송하였다고 한다. 군이 건물 신축을 적극적으로 지원했음을 알 수 있다.
자재 운반에 미군 수송대대의 지원도 받았음을 알 수 있다.
터파기 공사 철근조립 등을 보면 규정을 따라 시공을 하였음을 알 수 있다. 또 김병로 교장선생님이 모든 과정을 꼼꼼하게 확인하고 점검하시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렇게 견고하게 지은 건물이기에 준공된 1955년부터 2008년 새로운 건물이 신축될 때까지 반세기가 넘도록 춘천고 학생들의 배움의 요람이 될 수가 있었다.
건물을 철거하고 다시 신축한 것도 건물이 낡거나 안전상의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라 '50년대에 지어진 건물로 21세기의 변화된 교육환경에 부응하기 어렵기 때문에 건물을 신축하게 된 것이다.
이 건물을 지을 때 소양강변에서 자갈을 모았던 '54년에 모교에 재학했던 선배들이 건물을 철거하는 것을 가장 마음 아파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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