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옥수수 농사 이야기
필자는 농촌에서 태어나 중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농촌에서 살았지만 집에서 농사를 짓지 않았기 때문에
농사일을 해본 경험이 거의 없다.
농고에 병설된 중학교를 다녔고, 실습지는 넓었지만 농고에는 재학생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중학교까지 농작물을 가꾸는 일에 동원되었다.
밭에 농작물을 심을 때는 농업시간에 동원되어 삽으로 땅을 일구는 일을 하였다.
'60년대 초라 농업기계화가 되기 전이어서 인력으로 농사를 지어야 했기 때문에 농사에는 학생들의 인력이 동원되었다.
중학생들은 땅파기 등 단순한 일을 하였고, 파종이나 모종, 김매기 등은 고등학생들이 담당하였다.
모내기와 퇴비 베기는 수업을 전폐하고 며칠간 전교생이 동원되는 큰 행사였다.
가을에는 벼를 베는 일을 하였다.
학교에서 농업실습은 훗날 필자가 농사를 짓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40대 후반부터 흙을 가까이 하기 시작하였는 데 한해도 거르지 않고 옥수수를 심었다.
옥수수는 손이 별로 가지 않고 특별한 영농기술이 없어서 쉽게 가꿀 수 있다.
또 찐 옥수수는 모두가 좋와하는 먹거리이고, 냉동 저장하면 철이 지나서도 먹을 수가 있어 선호하는 농작물이다.
그런데 옥수수 농사에서 가장 신경 쓰이는 것이 멧돼지다.
멧돼지에게 습격을 당하면 거의 수확을 하지 못한다.
수확을 할 때가 되어 수확하려고 계획한 1-3일전에 습격을 한다.
멧돼지의 후각이 예민하기 때문이다.
학곡리 밭과 수동리 밭에 옥수수를 재배하는 데 방어 울타리가 되어 있는 학곡리 밭은 멧돼지를 염려하지 않지만 수동리 밭은 해마다 멧돼지와 숨박꼭질을 해야 한다.
작년과 재작년에 무사했던 수동리 밭이 올해는 멧돼지의 습격을 받았다.
그런데 기적같은 일은 멧돼지가 습격을 예고했고, 수확직전에 예비 방문을 했고(?) 수확직후에 옥수수를 모두 쓸어뜰이고 짓뭉개 버린 것이다.
착한 멧돼지(?) 덕분에 큰 손실이 없이 옥수수를 수확한 것이 감사할 뿐이다.
수확한 옥수수는 일부는 울산에 있는 아들과 인천에 사는 동생에게 보내고, 일부는 판매를 하고, 일부는 교회 아동부 여름성경학교에 기증을 했다.
심고 가꾸고 거두고 나누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것이 농부의 특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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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4월 4일. 3월 20일에 포트에 파종한 옥수수가 싹이 나서 자란 모습
2018. 5. 24, 4월 18일 옮겨 심은 포트의 옥수수가 한달간 자란 모습
6월 12일 학곡리 밭의 모습, 나중에 직파한 옥수수와 성장이 차이가 남을 알 수가 있다.
6월 20일 학곡리 밭 출입문 앞에서 필자
6월 25일 옥수수의 모습, 옥수수가 여물어 가고 있다.
6월 25일 - 가뭄 피해를 받고 있는 옥수수(필자의 밭이 아닌 급수 시설이 없는 이웃의 밭)
6월 28일 - 멧돼지의 습격 예고, 수동리 밭에 멧돼지가 나타났으나 옥수수가 아직 여물지 않아
몇개를 씹어 보다가 예고만 하고 갔다.
7월 11일 - 수확이 가까와진 옥수수, 여러 차례 물을 주었기 때문에 가뭄피해가 없이 잘 결실하였다.
7월 21일 - 수동리 밭에서 수확한 옥수수
7월 24일 수확이 끝난 옥수수밭을 멧돼지가 습격한 모습.
수확 전날인 20일에 멧돼지가 수동리 밭에 다녀갔으나 옥수수 몇대만 쓰러뜨리고 맛을 본 후 그대로 감.
21일에 예정대로 수확을 함. 24일 밭에 가보니 수확이 끝난 옥수수 밭을 멧돼지가 습격을 하여 옥수수 밭을 난장판으로 만들어 놓았음
왜 수확 전날 멧돼지가 밭에 왔으면서 몇개만 시식을 하고 갔는지 이해가 가지 않음.
21일 수확할 옥수수는 아내의 친구가 다니닌 교회에서 독거노인들에게 드리려고 미리 주문알 한 것이라 멧돼지가 왔다가 그냥 간 것인지? 옥수수의 상태로 보아 수확한 날 밤에 온 것으로 추정되는 데, 덜 여물어서 수확하지 못한 옥수수 일부를 먹었을 것임.
농부의 입장에서는 무사히 수확을 하게 된 것을 하나님께 감사드릴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