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

용감한(???) 자가 도로를 차지한다.

시골 훈장 2014. 1. 29. 22:36

가장 용감한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목숨을 아끼지 않고 어떤 행동을 하는 사람일 것이다.
우리는 화랑 관창을 용감하다고 하고, 계백장군이 용감하다고 한다.
을지문덕 장군이 용감했고, 신라의 화랑들이 용감했다고 배웠다.
왜일까? 이들이 목숨을 아끼지 않고 대의를 위해 싸웠기 때문이다.

알카에다가 왜 무서운가? 아랍 테러리스트들이 왜 무서운가?
목숨을 아끼지 않고 초개와 같이 던질 수가 있기 때문이다.

용감한 사람들은 전쟁터에와 싸움터에만 존재할까?
역사 속에서만 존재하였고, 외국에만 존재할까?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에는 목숨을 초개와 같이 여기는 아주 용감한 용사들이 참으로 많다.
특히 도로위에서는 이런 용사들이 아주 많다.
오늘 저녁 퇴근할 때다. 신남에서 하이마트 앞으로 거의 온 길에 황색 점멸 신호가 있다.
직진하는 차들이 우선으로 가고, 좌회전 차량이 지나가는 것이 내가 아는 상식이다.

그런데 내가 직진해 가는 차선 앞에 어느 아줌마가 운전하는 차가 좌회전을 하기 위해 들어 왔다.
그런데 내 차선과 반대 차선에 차량들이 진행하니 내 차선 앞을 가로막아 서고 있었다.
나를 비롯한 직진 차선의 차들은 멈추게 되고. 한참 도로가 정체된 후에, 결국 반대 차선의 차들이 지나간 후 그 아줌마가 좌회전을 하게 되고 내차와 뒤를 따르던 차들이 진행을 하였다.
참으로 용감한 아줌마였다.

며칠 전 일이었다.
내가 좌회전 신호를 받아 좌회전을 하는 데 직진차선의 차량이 빨간 신호등이 켜져 있는 데도 돌진하여 오고 있었다. 내가 경적을 울려도 그대로 진행하고.....
결국 내가 정지하고 그 차를 보내 주었다.

나는 용감하지 못해서 내 신호에도 가지를 못하고, 용감한 운전자는 자기 신호가 아닌데도 당당히 도로를 차지하고 시간을 절약하면서 갈 수 있었다.

차량만 용감한 것이 아니다. 보행자도 용감하다.
건널목도 아닌 도로에 차가 오는 데도 용감하게 뛰어 들어오는 사람들이 있다.
빨간 신호가 켜진지 꽤 지나 차량이 진행하는 데도 용감하게 건너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가 하면 보행자를 힘으로 제압하는 차량도 있다.
파란 불이 들어와 사람들이 건너는 데도 그대로 돌진하여 와서 사람들을 급히 멈추어 서게 하고 유유히 갈 길을 가는 차량도 있다.
용감한 오토바이도 많다.
갑자기 대각선으로 내 앞을 질러가는 오토바이는 나같이 담이 약한 사람의 간담을 서늘하게 한다.

충돌도 불사하는 용감한 차량과 오토바이들
차량도 무서워 하지 않는 용감한 보행자
보행자 신호를 받아 건널목으로 건너는 보행자를 밀어붙여 세워놓고 지나가는 차량들
신호를 받고 진행하는 겁많은 운전자의 차량을 세워 놓고 용감하게 돌진하여 가는 차량들
앞에 커브가 있어 커브 저편에 어떤 상황이 있는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운명에 모든 것을 맡기고 추월하여 가는 용감한 차량들

거리에는 온통 목숨을 아끼지 않는 용감한 사람들이 넘쳐난다.
그리고, 용기 있는 그들이 결국은 도로를 차지하고 승리자가 된다.
법을 지키는 소심한 사람들이나 조심성이 있는 사람들, 겁쟁이들은 자기 몫도 뺐기고
한 박자가 늦어야 하는 것이 작금의 실정이다.

결국 용감한 자가 道路를 차지 한다.

2006. 11. 8